푸른 한나절

이용악

by 조영필 Zho YP

푸른 한나절




양털모자 눌러쓰고 돌아오신 게 마즈막 길

검은 기선은 다시 실어주지 않었다

외할머니 큰아버지랑 계신 아라사를 못 잊어

술을 기울이면 노 외로운 아버지였다


영영 돌아가신 아버지의 외롬이

가슴에 움츠리고 떠나지 않는 것은 나의 슬픔

몰풀 새이 새일 헤여가는 휘황한 꿈에도

나는 두려운 아이 몸소 귀뿌리를 돌린다


잠시 담배연길 잊어버린

푸른 한나절


거세인 파도 물머리마다 물머리 뒤에

아라사도 아버지도 보일 듯이 숨어 나를 부른다

울구퍼도 우지 못한 여러 해를 갈매기야

이 바다에 자유롭자




(이용악전집, 창작과비평사)

아라사 = 러시아


Note:

‘몰풀’이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하다. 전집에서도 인터넷 검색에서도 몰풀이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문맥이나 단어의 느낌으로는 해조류(김, 미역, 파래, 톳, 모자반(몸) 등)가 연상된다. 아니면 전혀 다른 것(마약류(양귀비, 몰핀) 또는 화약류와 지뢰 등)일 수도 있다. 방언이 다르고 시대가 다르니 추측에도 한계가 있다. (2022. 4. 24)


차성환(2019)에 보면 별다른 설명없이 ‘물풀(몰풀)’로 되어 있다. ‘물’을 ‘몰’이라고 쓴 것이 방언일까? 아니면 오표기일까? 아무런 설명이 없다. 나는 혹시 몰풀이 러시아 지명이 아닐까 조사해보았는데, 비슷한 지명은 없었다. 아니면 국경선을 뜻하는 말일까? (2022. 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