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점

김재진

by 조영필 Zho YP

새 점




지극히 느린 풍경입니다 탁본 같은 하루가 열리는 시계 위에서 잠 안오는 노인들이 앉아 있습니다 내일의 점괘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무료한 점쟁이가 열어놓은 문 밖으로 그러나 새는 날아가는 법을 잊어버렸습니다 공원의 문도 따라 열리고 그늘을 차지하고 앉은 사람들이 소처럼 묵묵히 새김질하고 있는 것은 다가오는 한 시간입니다 그것은 컴컴하고 두려운 모습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극히 느린 풍경일 뿐 전혀 실감나지 않는 탁본을 보듯 오늘을 새김질하며 사람들은 이제껏처럼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시집 [실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