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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필 Zho YP Jul 23. 2022

63가지 심리실험

이케가야 유지

21/ 심리실험 1 고양이가 문 여는 법은 배워도 문 닫는 법은 배우지 못하는 이유

하버드대 웜슬리 교수의 ‘입체미로 통과 실험’


‘문 열기’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몸으로 익힐 수 있는 행동인 반면, ‘문 닫기’는 사회적 합의, 즉 예의범절에 속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즉 ‘문 닫기’는 뇌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행동이자 훈육을 통해 배우고 익혀야 하는 행위다… 이러한 행위를 몸에 익히는 과정에서 ‘자발성’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반드시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

훈육에는 크게 2가지 방법이 있다. ‘칭찬’과 ‘꾸중’이다. 전문용어로는 ‘강화(보상)’와 ‘약화(벌)’라고 부른다.


강화만 적용한 훈련이 학업 성취도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2등은 강화와 약화를 조합한 훈련에 돌아간다. 3등은 약화만 사용한 훈련으로 이 경우 학습효과는 거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칭찬없이 질책과 꾸중만으로 훈육하는 교육은 효과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훈육’과 ‘자발성 함양 교육’은 별개의 교육방법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27/ 심리실험 2 사랑에 빠지면 왜 동공이 커질까?

시카고대 헤스 교수와 하버드대 카너먼 교수의 ‘동공지름 측정 실험’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보여주면 순간적으로 동공이 확장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암산할 때도… 암산 등을 하느라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쓸 때 발휘되는 주의력과 집중력이 동공에 투영된다는 것이다…

운동에 몰입할 때나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교감신경이 우위에 선다. 교감신경이 우위에 서면 자연스럽게 동공이 커진다.


34/ 심리실험 3 제비뽑기 돈 벌기 게임에서 인간이 쥐에게 백전백패한다고?


70/ 심리실험 9 너무 참신한 아이디어는 오히려 외면당하기 쉽다?

노스웨스턴대 존스 교수의 ‘발견의 혁신성과 영향력 상관관계 측정 실험’


87/ 심리실험 12 뇌는 왜 보이지 않는 상대를 얕잡아볼까?


레바논과 시리아가 국경을 맞댄 접경지역… 기원전 12세기 페니키아 시대부터 번영을 누렸다… 로마시대에 건설된 유적 바알베크Baalbek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안티키테라 기계Antikythera Mechanism’ … 안티키테라 섬에서 맨처음 발견될 당시만 해도 ‘장난감’으로 여겨 발굴하지 않고 방치했던 톱니장치가 나중에 천체 운행을 계산하는 정교한 기계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코스타리카 국립박물관에 가면 돌을 깎아 만든 동그란 물체가 있다… 완벽한 원형이다…

미국작가 이반 샌더슨Ivan T. Sanderson은 이처럼 시대와 맞지 않는 고도로 발달되고 정교한 유물에 ‘오파츠(Out of Place Artifacts의 두음자)’라는 흥미로운 이름을 붙였다…


상대방을 얕보는 경향은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옆 반 친구들이 우리 반 친구들보다 개성도 없고 평범한 아이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외집단 동질성 가설out-group homogeneity’이라고 부르는 우리 뇌의 못된 습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93/ 심리실험 13 유머감각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유머감각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

코넬대 더닝 교수와 대학원생 크루거의 ‘유머 이해력 실험’


1) 인지적.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바로 그 낮은 ‘능력’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능력이 낮은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다.

2) 인지적.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바로 그 낮은 ‘능력’ 때문에 다른 사람의 능력도 정당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3) 그러므로 인지적.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168/ 심리실험 25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은 보육원 아기들은 왜 만 2세가 되기 전 91명 중 35명이나 죽었을까?


의약분업을 추진해 유명해진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 (프리드리히 2세는 의사가 진료와 조제를 독점하면 고의 또는 실수로 의료사고가 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1240년 세계 최초로 의약 분업을 명하는 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호기심 많은 황제는 일가친척 하나 없는 가엾은 핏덩이들을 거두어 시녀에게 양육을 맡겼다. 이 황제는 특별히 ‘언어의 기원’에 관심이 많았는데… 아기에게 말을 거는 행위는 금지되었다… 말을 확실히 배우기 전 모든 아이가 시름시름 앓다 죽고 말았다.


동물들은 영양과 위생 상태만 충족되면 성장 도중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사람의 뇌에는 식욕과 마찬가지로 ‘관계성 욕구 본능’도 강력하게 갖추어져 있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한다.


176/ 심리실험 26 인간은 1조 종류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다는데?

록펠러대 켈러 교수의 ‘인공 향 합성 감지 실험’


후각 이외의 다른 감각은 이미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빛은 390~700나노미터의 파장을, 소리는 20~2만 헤르츠의 파장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 감수 영역에서 분별 테스트를 했더니 수백만 가지 색채와 34만 가지 소리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간의 후각 감도는 쥐나 개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후각 수용체(냄새를 감지하는 콧구명 속의 안테나)만 놓고 보면 인간은 다른 포유류와 같은 수용체를 사용한다… 다만 안테나를 설피하는 ‘후각상피olfactory epithelium’ 면적이 다르다. 사람의 후각상피가 3~4제곱센티미터로 좁은 데 비해 개의 후각상피는 18~150제곱센티미터로 널찍한 편이다… 게다가 후각 안테나의 다양성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포유류 대부분은 1,000여 종의 냄새 안테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인간의 유전자는 절반 이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사용 가능한 안테나는 약 350종밖에 되지 않는다.

… 후각은 다른 감각과 비교해 안테나 종류가 350개 남짓으로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참고로 빛은 4종의 안테나밖에 없다)…


냄새는 단일 물질이 아니다. 여러 종류의 냄새 물질이 혼합되어 우리가 ‘냄새’라고 느끼는 형태로 완성된다. 장미 향기만 해도 275종의 냄새 분자 집합체로 되어 있다… 실험결과, 사람은 평균 1조(10의 12제곱) 종류 이상의 냄새를 식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후각감도는 개인에 따른 차이가 크다는 사실도 더불어 밝혀졌다.


230/ 심리실험 36 ‘교사’의 도움 없이 정보를 얻고 지식으로 만드는 방법

흐로닝언대 몰먼 교수의 ‘집단적.개인적 학습-판단-결정 실험’


실험 결과, 크게 3가지 유형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첫째, 독학 유형이다. 타인의 의견을 참고하지 않고 혼자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가장 나은 해결책을 찾는 유혀이다.

둘째, 성공한 사람을 모방하는 유형이다.

셋째, 대세에 따르는 사람으로 주위의 평균적인 의견에 따르는 유형이다.


237/ 심리실험 37 지루함은 전기 충격보다 더 고통스럽다?


242/ 심리실험 38 인간은 타인의 불행에 쾌감을 느끼는 존재라고?

베를린 자유대 타루피 교수의 ‘음악을 통한 행복-불행 측정 실험’


… 슬픈 음악을 듣는 실리… 가장 많은 감정은 ‘노스탤지어nostalgia… 사람들은 슬픈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과거에 발생한 유사한 경험을 추억하고 우수에 잠긴다.

… 추억의 이면에 ‘음악은 어디까지나 가공의 매체이며, 현실의 나와는 무관계하다’라고… ‘어차피 남의 일’이라는 안도감이 쾌감을 자아냈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타인의 불행에 쾌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타인의 불행에 신이 나는 비열한 감정이 자신에게 숨어 있다고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동물들은 기나긴 진화 과정에서 ‘동료를 밟고 올라서서라도 내 유전자를 남기리라’라는 자기 보존 본능을 키운다.


263/ 심리실험 42 ‘쾌감’과 ‘불쾌감’은 같은 표정으로 나타난다?


268/ 심리실험 43 알면 알수록 우리 몸속 세포의 쾌감을 자극하는 ‘아하 경험’


‘리프레싱refreshing’은 단순히 새로운 시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영감과 유머의 원천이 될 수 있다.


TPJ(측두 두정 접합부)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필요한 뇌 영역이다. 실제로 TPJ에 인공적으로 전기자극을 주면 유체이탈 현상이 발생하며… 유머 역시 유체이탈과 관련이 있다. ‘관점이 이동한다’는 의미에서 유체이탈과 진화적 뿌리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야생동물의 경우… 장소를 정확히 감지하고 싶을 때… 같은 장소에서 오른쪽으로 향할 때와 왼쪽으로 향할 때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달라지지만 자신의 위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유머를 이해하는 능력이 진화적으로 ‘공간’을 인지하는 능력에서 파생했다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면 짜릿한 지적 흥분을 느끼며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330/ 심리실험 55 죽는 순간 우리 뇌는 어떻게 될까?

미시간대 보르지긴 교수의 ‘7마리 쥐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관찰 실험’


죽음의 순간 놀랍게도 뇌 활동이 나타났다. 심장이 정지하고 나서 뇌 활동이 멈출 때까지 30초 정도 걸린다. 이 짧은 순간에 뇌 활동은 3단계를 거쳐 변화했다. 첫 번째 단계는 심정지부터 3초 남짓 걸렸다. 뇌파 스펙트럼 출력은 약간 감소했지만,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상태와 비슷했다. 혈류가 정지하더라도 3초 정도는 뇌 속에 축적된 에너지로 살아갈 수 있는 듯했다. 이어서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자, 알파파와 세타파라는 뇌파가 강하게 나타났다. 이 상태가 5초 정도 이어졌다.


가장 놀라운 순간은 마지막 세 번째 단계다. 감마파가 나타나 뇌 활동이 정지할 때까지 이어졌다. 감마파는 뇌 전체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이 상태는 각성한 상태, 특히 의식 수준이 높은 뇌 상태일 때와 판박이처럼 닮았다… 뇌 활동 흐름이 전두엽에서 후두부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뇌도 ‘톱다운top-down’ 방향으로 정보가 움직였다. 톱-다운이란 외부에서 감각 정보가 없어도 뇌 내에서 정보를 호출하는 상태다. ‘상상, ‘추억’ 등의 작업이 여기에 해당하며, 모두 뇌 안쪽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이 정도 수준으로 강한 톱-다운 현상이 발생하려면 밤에 꿈을 꿀 때나 환각이나 명상 상태에 들었을 때다.


심정지는 생명에게 위험한 상태지만, 심장이 바로 재가동하기 시작하면 소생한다… 임사 체험은 수상한 오컬트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 많은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기술되어온 현상으로 소생 환자의 20퍼센트가 경험한다고 한다. ‘현실보다 생생한 감각’이라는 그들의 증언도 강렬한 감마 동기라는 이번 실험결과와 일치한다… 임종을 맞이하는 뇌에서 볼 수 있는 선명하고 강렬한 감마 활동은 어쩌면 뇌가 우리 인간에게 선사하는 인생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362/ 심리실험 60 100세 시대를 열어주는 약 ‘라파마이신’의 비밀


라파마이신은 방사균이 생산하는 말하자면 항생물질이다. 50여 년 전에 라파누이Rapa Nui에 서식하는 미생물에서 발견되었다. 라파누이는 태평양에 자리한 작고 외로운 섬으로 주로 이스터 섬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모아이상이 유명하다).


라파마이신은… 잭슨연구소 데이비드 해리슨David Harrison 박사의 연구로… 늙은 쥐에게 연일 라파마이신을 투여하자 수컷은 28퍼센트, 암컷은 38퍼센트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이케가야 유지 (서수지 역),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사람과나무사이, 2018(원서 2017).


Note:

오랜만에 다시 읽는 데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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