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목
겨울바다
Ⅰ
모든 것이 죽어 있다.
하늘은 파랗게 질린 戰慄(전율)에 떨고 있다.
삭아 내리는 눈(雪)은
걸레처럼 떨어진 바다로 投身(투신)한다.
幻像(환상)의 새 한 마리,
겨울바다 水平(수평)을 몇 小節(소절)로 날아 올라
바닷가 敎會堂(교회당) 尖塔(첨탑) 위에 앉는다.
갈비뼈 앙상한 바다 한 모금
하얀 부리에서 흘러 나와
소금빛 매운 바람으로 부서진다.
Ⅱ
간 간 醉(취)한 바람이 비틀거리며 海岸(해안)으로 올라오고
그 때마다 놀라 잠을 깨는 뱃고동소리,
떠나야 할 곳도 없는 죽은 바다를 겨냥하여
뱃사람들의 눈은 이글거리며
괄괄한 바다의 急所(급소)를 더듬는다.
그러나 아직은 죽어 있는 바다.
저 커다란 死身(사신)을 바꿀 순 없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그네들의 希望(희망)은
船倉(선창)에 船積(선적)된 채,
언제 出發(출발)할지도 모른다.
파아랗게 질린 겨울의 이마를 짚고
바람은 얼어붙은 絶望(절망)의 바다를 찍어내며
海岸(해안)으로 소금 몇 가마 부리고 있다.
Ⅲ
희미한 등대불이 부풀어 오른다.
喘息(천식)을 앓는 木船(목선)은
밧줄에 묶이어 海岸에 버려져 있고.
밤새 먼지처럼 내리는 白雪(백설)은
허기진 꿈들을 하얀 나비로 날아오르게 한다.
간 간 뼈 부딪는 幻聽(환청)이 들려오고
누군가 시린 넋이
바다 깊이 浮沈(부침)할 때,
이윽고 海岸을 적시는 한 장의 겨울은
바다에서 주검으로 包裝(포장)되어 나간다.
(경향신문, 1982년 신춘문예당선작; 전후신춘문예당선시집·하, 실천문학사, 1982)
*신춘문예당선작 당시의 표현에서 일부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신춘문예 당선 당시의 표현은 다음과 같다.
Ⅱ연
5행: '팔팔한 ~' , 7행: '~ 死身의 體液을 ~', ), 11행: '파랗게 ~', 12행: '~ 찍어내어'
Ⅲ연
3행: '~ 있다.' , 4행: '~ 白雪', ), 5행: '~ 꿈들이 ~로 와 박힌다.', 6행: ''(새로 삽입된 구절), 7행: '~ 넋을 바다에 풀어 놓고', 8행: '끈끈한 울음을 던지고 가면,'
여기서 Ⅲ연의 5~8행이 새롭게 대폭 수정된 부분이다.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신문원본과 출간시집 등의 추후 확인이 필요하다.
Note:
겨울이 왜 주검이 되는 걸까? 관념뿐인 위장된 표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