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는 하루에게

일상 속에서 쓴 소소한 시 한 편,

by 김감귤
























청소하는 하루에게.

_김감귤_

오랜만에 청소를 하니,
먼지가 날 반긴다.

먼지가 뭉쳐 모여
방이 깨끗해지고,
방이 빛나게 된다.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창문으로 보이는 밤 빛깔이 진하게도 어두워져
쓰디쓴 아메리카노가 되었다.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내 체감상 시간은 몇 분 지난 것 같은데 말이다.

한 군데, 두 군데, 세 군데
정리했지만,
아직 정리할 곳이 많이 남아있다.

이렇게 한 모금, 두 모금
물 마시듯 정리하다 보면,
묵은 곳이 깨끗해지겠지.
반짝거리며 물건이 정리된 곳이 말을 한다.
청소하는 하루에게.
'삶도 묵은 곳을 정리하면 깨끗해지겠지? 그렇지?'라고.
나는 대답한다.
'꼭 그런 정리로 삶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아니야!
앞으로 그 모습을 나답게 살아가면 돼!'라고 말한다.

오늘 청소하는 하루를 통해 하루를 돌아보며,
다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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