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vs. 전략
전술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며, 전략은 해야 할 일이 없을 때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다.
체스를 시작하면서 알게 된 멋진 격언이다. 20세기 초기에 활동했던 폴란드 그랜드마스터 사베릴 타르타코베르 Savielly Tartakower 가 한 말인데, 직원들에게도 종종 소개했다. MBA 마케팅 수업 때 피터 드러커가 '마케팅을 물건 스스로 팔리게끔 하는 것 The aim of marketing is to make selling superfluous.'이라고 정의한 것을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전략'의 정의는 그것보다 두 바는 더 멋지다.
나는 경력의 대부분을 '전략'을 다루는 일을 했다. 지금 자세히 밝히지는 못하지만 한국 IT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전략을 짜야한다. 전략은 '해야 할 일 없을 때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다.
이제 나에게 의무적으로 주어진 일이 없다. 우선 6시에 일어날 이유도, 7시에 집을 나설 이유도 없다. 앞으로의 삶에는 그 어떤 핑계도 있을 수 없다. 내 의지만으로 24시간을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 중 외부와 교류할 수 있고 생산적인 것을 고민했는다.
정부 공모 사업의 평가위원 pool에 등록 심사 신청을 하고 결과를 대기 중이다. 카카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해서 통과했다. 이것 모두가 지난 1주일 사이 벌어진 일이다. 오늘 아침 브런치 글 조회수가 5천을 넘었다는 알람을 받았다. 글 3편으로 달성한 것이다. 전략은 '해야 할 일 없을 때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다. 지금 나는 내가 오랫동안 하고 싶고, 장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중이다.
이제야 진짜 전략이 시작된다. 나를 증명해 주던 모든 이름표가 떼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진짜 삶에 대한 앎이다.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이 텅 빈 24시간을 어떻게 생산적인 것으로 채울 수 있을지 탐색 중이다. 아침 6시, 여전히 눈은 떠진다. 하지만 이제 나는 회사로 달려가는 대신, 커피를 내리고 하얀 화면 앞에 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