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을 텅 비웠다.

속았지. 옆 붙박이 장으로 이동시킨 거야

by 심플맘

장롱을 텅 비웠습니다. 장롱을 비우기 위해선 옷을 비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옷을 다 비웠습니다!!"라고 쿨하게 얘기하고 싶지만 옆의 붙박이 장으로 이동시켰습니다.


한 차례 옷을 비웠는데도 제가 가지고 있는 옷은 여전히 많습니다. 보풀이 일어난 옷, 낡은 옷, 작은 옷, 큰 옷, 오랫동안 안 입은 옷 등을 비우며 옷을 많이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많습니다.

옷을 비우고 장롱을 두고 간다는 신랑에게 큰 소리를 쳤는데 매일 어떤 옷을 비워야 하는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 중입니다.


이렇게 고민하는 이유는 앞으로 6개월간 옷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옷을 일단 비우고 나서 아쉬워서 비슷한 것을 살까 봐 두려워서 못 비우고 있습니다.


일단 비우고 혹시 나중에 필요하면 그때 살 생각을 한다면 비우기가 수월할 텐데 우선 절대 사지 않겠다는 전제가 깔리니 비우기의 가장 큰 적 미련이 제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매일 고민하고 고민해 몇 벌의 옷은 낡아서 수거함에 몇 벌의 옷은 친구나 엄마 혹은 새언니에게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의 붙박이 장은 넘쳐 납니다.


저는 오늘도 옷을 비우기 위해 치열한 내면 싸움 중입니다.

수거함으로 비운 옷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