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쯤은 만들어 보려고 했다.
나는 금빛 명패를 만들었다.
이사를 앞두고 가장 먼저 아이의 독립을 위한 매력적인 2층 침대,
나의 편의를 돌봐줄 식기세척기를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것은 바로 나의 금전적 목표를 담은금빛 명패입니다.
2023년까지 10억쯤은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번쩍번쩍한 골드 바탕에 검정 글씨로 저의 결심을 새겼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게을러질까 걱정되었고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저의 갈망을 잊고 싶지 않았습니다.
현실에 안주해 만족하고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외벌이로 중소기업 월급으로는 만들 수 없는 금액이지만
육아휴직 기간 동안 열심히 투자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아닌 막연한 숫자로 정해 놓은 것,
당장은 현실성 없어 보이는 숫자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제작할 때만 해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고 곧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모를 자신감이 생겼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택배로 받고 나니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심지어 손님이 오면 저 명패가 얼마나 우습게 보일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앞서서 만들 때의 패기는 어디 갔는지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슬그머니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었습니다.
명패는 금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저의 금전적 목표가 현실성 없게 느껴졌기에 말입니다.
주식시장이 2020년 상승장을 지나 하락장, 박스권장에 있으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도
목표 금액이 터무니없어 보이는데 일조하기도 하였습니다.
막연한 숫자가 아니라 한 달 단위의 계단식 목표를 정하고 행동 지침도 만들어
다시 저를 채찍질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영부영 아이를 입학시키고 적응기간을 지나 4월을 맞이하며
금빛을 잃은 저의 꿈 명패를 잘 닦아 잘 보이는 곳으로 옮겨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