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일상으로 들어오다.

감자도 볶고 진미채도 볶고

by 심플맘

제 아들은 고기, 생선, 그리고 생채식 야채를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많이 먹어서 이기 때문이지요.

소스가 들어간 것을 싫어합니다. 이유는 어릴 때부터 안 먹었기 때문이지요.

제가 해줄 수 있는 요리는 꺼내서 에어프리이기에 넣었다 꺼내서 먹는 생선, 고기류입니다.

물론 나물을 해주긴 하지만 나물보다는 파프리카를 깨끗이 씻어서 잘라서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제가 말이죠. 그랬더니 아이도 파프리카를 참 좋아합니다.

카레도 짜장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별로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심지어 볶음밥도 싫어합니다. 이유는 제가 야채를 썰어 간을 맞추고 볶아주는 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잘해주지 않았거든요.

직장을 다니더라도 음식을 잘해주는 엄마들도 많은데 저는 유난히 요리를 못해서 참 하기 싫어했습니다.

다행히도 요리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남편이 주말에 많이 해주니 더욱 안 하게 되었습니다.

그. 러. 나 육아휴직 후, 요리는 저에게 내려진 특명 같은 거였습니다.

요리보다 주식 공부가 쉬웠거든요.

요리보다 환율 살펴보는 빈도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삼시세끼 특명이 저에게 내려와 이젠 요리를 안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물가가 비싼 동네에서 반찬을 사 먹는 것은 가계부가 허락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요리를 하나씩 해나갔습니다.

마치 도장깨기처럼 말이죠. 오징어전을 부치고 조개탕을 끊이고 된장찌개를 끓였습니다.

때로는 친정에서 공수해주신 반찬, 때로는 시댁에서 주신 나물로 식탁을 채우기도 했습니다.

밑반찬이 원래 하기 어려워 평소에 하던 콩나물 무침, 시금치 무침 말고는 도전하기가 버거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밑반찬이 그리웠습니다. 고작 감자채 볶음과 진미채 볶음이 말이죠.

그래서 '나 혼자 먹을 건데 그냥 반찬가게에서 사자'라고 마음먹고 반찬가게를 갔는데

세상에 식당 가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양만큼 이 3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것을 보고 놀라는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그래도 먹고 싶어 그냥 딱 한 끼 먹자 생각에 사 오고 나서 정말 한 끼에 다 먹고 나니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차라리 그 돈으로 샌드위치 사 먹을걸... 밑반찬 하나에 삼천 원은 너무 비싸다'

나를 요리하게 한 반찬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다 그냥 밑반찬도 인터넷 보고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감자채를 볶고 진미채를 볶았습니다.

맛은 사 먹는 것보다 별로지만 마음도 지갑도 안정됩니다.

그리고 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난다는 간단한 진리를 자꾸 되새김질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나아지리~~ 내 입맛에 잘 맞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