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컵라면에 취향을 알게 되었다.

경험치는 늘고 취향을 알게 되었다.

by 심플맘

아이와 주변 상가를 걷는데 짜장 컵라면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끊이는 짜장라면을 끓여준다고 하여도 기어코 짜장 컵라면을 먹고 싶다고 우겨

질 수밖에 없는 엄마는 짜장 컵라면을 사주는 대신에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를 하라고 다짐을 받아냈습니다.

요새 외출만 하면 밖에서 먹는 간식에 맛이 들린 듯 꼭 뭐 하나 먹고 싶어 하기에 저의 묘책이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먹고 싶었는지 꼭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아이는 결국 원하는 것을 사게 되었습니다.


컵라면을 사고 나서 제일 먼저 본 것은 회사명이었습니다.

'(주)농심'이었습니다. 최근 경제교육을 하면서 실제 생활에서 주식회사 찾아보기를 했었는데

아마 최근에 했던 것이기에 잊지 않고 회사명을 찾은 듯합니다.


두 번 째는 끓이는 법을 함께 읽었습니다.

먼저 수프를 넣고 끓인 물을 선까지 붓고 4분을 기다렸다 먹으라고 되어있었습니다.

원래 면을 불리고 수프를 넣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사실을 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짜장 라면마다 만드는 법이 다르다는 사실도요.


꼼꼼히 보더니 스스로 해서 먹어 보겠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스스로 하기를 좋아하고 도움의 손길을 거부하는 거 보니 자존감이 크는 시기인가 싶어 뜨거운 물을 조심해야 한다고 약속을 받아내고서 아이에게 맡겼습니다.

아이는 선에 넘치게 물을 부을까 조심하면서 저에게 제차 선을 넘겼는지 확인하며 조금씩 물을 부었습니다.

'참으로 조심스러운 성격이네'라는 생각을 하며 저는 더 물을 부으라 말해주었지요.


드디어 4분이 지나고 아이는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맛이 없답니다. 이 어려운 과정을 다 지나고 먹었는데 자신에 입맛에 안 맞는다고 합니다.

사실 입에 안 맞으면 절대 안 먹는데 스스로 끊인 정성이 있어서인지 그래도 끝까지 먹더군요.

결국은 큰 사발면을 산 덕에 중간에 배불러 못 먹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고작 사발면 하나를 사서 끊여 먹는 과정이었지만 저는 아이에게 조금 많은 설명을 하게 되고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늘었습니다.

그 사이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아이는 경험치가 하나 늘어서 다시는 저 사발면을 사 먹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에게 취향을 알 기회도 생긴 것입니다.

고작 사발면 하나에 말이죠.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과정 중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