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 미션!

혼자 다녀와!

by 심플맘

요새 아이가 부쩍 컸습니다. 사계절 썰매도 혼자 타고, 짚라인도 타는 것을 보니 용감해졌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부모가 지켜보고 있을 때만입니다.

집 앞에 있는 놀이터에도 잠깐이라도 혼자 있지 못합니다. 불안하고 무섭다고 하더군요.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불안해서 항상 함께 다닙니다.

앞으로 쭈~욱 걸어가면 있는 7분 거리 학교에도 혼자 가지 못합니다.

새 학기가 지나가고 어느덧, 혼자 다니는 아이들이 생김에도 아이는 '혼자 가보지 않을래?'라는 저의 제안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듭니다.

최근에 둘째가 저희 아이와 같은 반인 엄마를 만났습니다. 그 아이는 얼마 전부터 혼자 등하교를 합니다.

도로를 건너지 않는 곳에는 심부름도 잘 다닌다고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러운 눈빛을 마구 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진심으로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혼자 다닐 수 있을지 말이죠.

그냥 자연스럽게 시켜요. '갔다 올래?'라고 물으면 당연히 아이가 싫다고 하니까 '어? 네가 좋아하는 고구마라테 만드는데 우유가 없네! 엄마가 고구마 삶고 있을 테니까 우유 좀 사 와!'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요.


그 이야기를 듣고 "아무리 길을 안 건너도 아이가 잘 다녀올지 무슨 일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지 않으세요?"

라고 또 물었습니다. 아이의 불안도 뿐 아니라 엄마의 불안도 아이를 스스로 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이니까요.

불안하죠.. 시켜놓고 잘 다녀오나 조마조마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가까운 곳, 자주 갔다 온 곳부터 시작해야 돼요.

결국 불안한 것은 똑같으니 애초에 안전한 곳, 자주 다닌 곳부터 시작하라는 조언과 같이 불안을 이겨 내는 것은 엄마가 이겨내야 할 일이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으로 아이에게 미션을 주었습니다.


어린이날 특별 미션!
삼천 원으로 편의점 혹은 문구점 가서 사고 싶은 것 사 보기

저는 거리에 중앙에 서있고 아이에게 갔다 와 보라고 시켜봤습니다.

문방구로부터 고작 100mm쯤 떨어진 곳에 서서 말이죠.

아이는 그럼에도 망설였습니다. 요새 포켓몬 카드에 푹 빠져있어서 흔쾌히 가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망설였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사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 문구점으로 한 발 내디뎠습니다.

평소 포켓몬 카드 구경하는 시간의 절반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카드를 들고 와서는 나오다 보니 다른 것이 더 사고 싶었는데 못 봤다고 아쉬워하였습니다. 아마 마음이 불안해 제대로 구경하지 않고 손이 집히는 대로 사 왔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오늘 드디어 혼자 다니는 첫 발을 띄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친구네 집 가기도 하고 학교 등교도 혼자 하고 심부름도 하기 시작했는데 조금 더딘 시작입니다.


만약 아이 친구 엄마의 조언이 없었다면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충고라도 할 참이라면 참견이라고 생각하고 입으로는 '네'라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너나 잘해'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각각의 경험과 조언이 엄마가 처음인 저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귀한 경험, 조언을 나눠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이 드는 어린이 날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투자클럽 리더라는 사실을 숨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