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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Sep 24. 2021

아내가 연휴 마지막 날 운 까닭..

브런치 뜻이 뭐야?

"왜 화가 났어?" 남편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왜 화가 났을까.. 무엇이 그렇게 섭섭했을까 생각하는데

눈물이 또르르 흘렀습니다.

"할 말이 없어.."라고 말하고 울어버립니다.

섭섭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을 제 옆에서 시무룩한 표정을 하다가 나갔습니다.

그 흔한 명정 증후군 때문일 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밥을 차리며 "나는 밥 안 먹어."라고 말하며 또 울었습니다.

남편은 답답해하다 "나도 안 먹어."로 응수했습니다.

저는 결국 울며 말합니다. "나 밥 안 좋아해!! 나 밥 차리는 것도 싫어!!"

저는 밥 차리는 게 싫어서 울었습니다. 법 먹는 것도 싫어서 울었습니다.


5일간의 긴 연휴는 신랑의 금요일 휴가로 6일간의 연휴로 더 길어졌습니다.

금요일은 아이를 학교 보내고 둘이서 오붓하게 동네 맛집에서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부부의 대화는 대부분 '아이'가 주제였지만 둘만의 식사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이 때만해도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를지는 몰랐겠지

신랑은 아마 이 걸로 연휴에 외식은 끝이었다고 생각을 했나 봅니다.


와이프가 브런치를 좋아하는 걸 알지만 연휴가 끝날 때쯤 꼭 브런치 먹으러 외식하러 나갔지만

연휴 시작하는 날 먹었으니 되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3x5=15, 15번의 식사가 남았음에도 말이죠.

21일 화요일 추석 당일 저녁 저는 눈치를 주었습니다.

"나 밥 하는 거 싫어해."라고 말이죠.


연휴 마지막 날 당근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구매하여 픽업 가는 길에 신랑이 갑자기

"브런치 뜻이 뭐야?"라고 묻습니다.

"아점이지 뭐.."라는 저의 대답에 꼭 빵일 필요는 없네... 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브런치 먹으러 갈까?"라는 말을 해 제 눈이 반짝였습니다.

그런데 브런치 먹으러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신랑은 아점을 먹자는 말이었죠..

저는 신랑에게 실망이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밥 안 좋아하고 밥 차리는 거 싫어한다고 말을 안 해서 모르나?

 매일 돈 아끼고 건강하게 먹는 게 좋다고 밥 차리는 나의 노고는 생각도 안 나나?

내가 뭘 좋아하는지나 알까?

내가 육아 휴직하더라도 투자니 뭐니 해서 돈도 버는데 억울하다.

등등 말이죠.. 생각의 꼬리를 물고 미워하는 마음은 커집니다.

결국 저는 화가 나서 입을 다물고 신랑의 영문을 모릅니다.



금요일이면 고기에 술 마시는 것을 즐겨하는 신랑을 위해 늘 고기를 준비하는

아내의 취향을 몰라주는 신랑 때문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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