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플맘 May 31. 2022

노담의 담배와의 추억

담배는 기호식품 아닌가요?

중학교 시절, 2살 차이의 오빠가 길에서 친구들과 담배를 피우는 것이 저의  첫 담배와의 추억입니다.

무섭게 고등학생들이 둘러 쌓여서 담배를 피우는 걸 슬쩍 보는데 친오빠라니요!

정말 황당했습니다.

그날 오빠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집이 발칵 뒤집혔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째 추억은 첫 직장에 있습니다.

첫 직장에 입사 여자 동기 친구들이 모두 담배를 피웠습니다.

신기하게도 담배 피울 때마다 저를 항상 대동하더군요.

우스갯소리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근무 시간 중 하늘을 보는 유일한 시간이라

저도 싫지 않았습니다.


근묵자흑이라고 그때 담배를 피워볼까 했습니다.

실제 담배를 편의점에서 사보고 피워보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 담배를 피웠더니 어지러웠다거나 담배 냄새가 역해서 못 피운 것보다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회적 편견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노담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세 번째 추억은 한 때 남자 친구였던 현재 남편과의 추억입니다.

시어머니께서는 남편이 단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고 늘 말씀하십니다.

"우리 아들은 착해서 담배 한 번 안 피웠다."라고 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옆에 있는 신랑은 '움찔'합니다.

저는 신랑을 보며 '피식'웃고 어머님 말씀에 동조합니다.

어머님 말씀 중에 틀린 단어는 단 하나뿐입니다.

신랑은 착하고 담배를 안 피웁니다.

'한 번도'는 아니지만 말이죠.


회사 가서 담배는 피우더라도 결혼 생활과 연애 시절 10년이 넘는 동안 

제 눈앞에서 단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으며

어디 가서 피우고 오지도 않았습니다.

가족과 있으면 담배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그가 회사 생활이 얼마나 힘들면

피우겠나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마흔이 넘으니 술, 담배 모두 하기에 건강이 염려된다면 남편도 노담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결국 담배는 저에게 다 추억이 되었습니다.


담배는 기호식품이라 생각합니다.

담배를 피운다고 건강에 무조건 안 좋을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담배 피우는 행위로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저는 참는 것보다 피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자라고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칠 때마다 

저의 담배에 대한 의견과 다르게 곤란해지곤 합니다.


아이는 '담배는 나쁜데' 저 사람들은 왜 피우냐고 묻곤 합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담배'는 건강에 나쁜 것이라고 배우나 봅니다.

그럼 저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피우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 알려줍니다.


요새 아이들은 흑백논리로 담배를 인식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담배는 나쁜데 왜 피우냐고 묻는 아이가 우리 집 아이만은 아니기 때문이죠.


담배는 왜 나쁘기만 한 걸로 배울까?

편의점에서 파는 기호식품이고

심지어 세금도 와장창 내며 사는 것인데?

그런데 왜 청소년이 되면 아이들은 피울까?

답 없는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출처 : 픽사 베이





작가의 이전글 아직도 엄마랑 헤어지면 눈물이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