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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Jun 02. 2022

맨날 술이야

적당히 타협한 우리의 인생

술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술을 즐겨하지도 않고 간 해독 능력도 떨어집니다.

한 잔을 마셔도 온 몸이 빨개지거든요.

게으른 몸의 장기 중, 가장 게으른 게 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술을 좋아하지 않은 신부와 술을 즐겨하는 신랑이 만났습니다.

신랑은 처음 결혼해서 일주일 중 7일을 술을 마셨습니다.

처음에는 달력에 얼마나 마시는지 표시하고 보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신랑이 놀라 묻더군요..

맥주가 술이야?

맥주가 술이 아니라니!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게 좋다는 신랑의 말을 들으며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해도 되는 거잖아?

라고 저는 물었습니다.

도저히 알딸딸한 기분 상태에서 대화하는 게 왜 좋은지

왜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이해를 못 했거든요.

신랑은 그런 제 대답에 아주 많이 당황한 듯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9년의 결혼 생활을 하였습니다.

절충점을 찾아 금, 토만 술을 마시고

주중에는 너무 더운 날, 스트레스가 많은 날 하루쯤 맥주를 마십니다.


저는 그 앞에서 물을 마십니다.

저는 이왕 먹고 살찔 것,

제가 좋아하는 거 먹고 살찌고 싶다고 쓰디쓴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해독 능력도 떨어질 뿐 아니라 쓴 맛이 싫어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사실 신랑이 신혼 때, 매일 술 마시는 것을 보고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신랑은 잘 마시지도 않으면서 작정하고 마시면 본인보다 더 많이

멀쩡하게 술 마시는 제 모습을 잊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술에 관해선 상극이었던 우리는 적당히 절충점을 찾아 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여전히 저희 집 냉장고와 팬트리에는 이쁘게 맥주와 와인이 놓여 있습니다.

주말에 만나요,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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