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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맘 Feb 03. 2023

이 책에 그런 말이 있었어?

어제 읽은 책이 오늘 읽은 책과 같나요?

낮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직원이 되고, 그러면서 동시에 자산 부문을 다져라.*

로버트기요사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2000, 믿음인)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책을 세 번째 읽고 있습니다. 사업하라고 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고 기억에 남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분명 독서기록도 했었는데 기억을 마음대로 조작하였습니다. 이 책에 직장을 다니면서 자산을 키우라는 말이 있었다니...

'왜 이런 부분을 기억하지 못했을까?' 이유는 그때의 저에게 있습니다. 9년을 한 직장을 다녔습니다. 일을 배우고 제가 일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있는 직장은 아니었습니다. 아무 데나 맞는 너트와 볼트마당 여기 땜방, 저기 땜방하는 식의 업무와 매 해 동결하는 연봉, 직급 체계도 이상한 회사였습니다. 오직 칼퇴가 가능하고 당시 살 던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아이 키우기 위해 다니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의 시간이 괴로웠습니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직원이 되고'가 되고 싶지 않은 회사였지요.

저에게 회사는 탈출해야 하는데 탈출하지 못하는 괴로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니 열심히 일하지도 훌륭한 직원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직 어떻게 하면 퇴사를 할 수 있을까만 궁리하던 곳입니다. 그러다 21년에 드디어 탈출... 아니 육아 휴직을 합니다. 육아휴직이 끝나면 되돌아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그 해 읽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훌륭한 조언이 눈에, 머리에, 마음에 들어올 리 없지요.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퇴사를 한지 일 년이 지났습니다.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전한 하여 지내는 동안 가정경제에 투자를 할 만큼의 여력은 없습니다. 자산이 늘지 않고 늘 제자리인 느낌(제자리만 지켜줘도 좋은 요즘이긴 합니다만)이 싫습니다. 훌륭한 직원이 되어 받은 월급으로 자산을 늘리고 싶은 욕구가 차오릅니다.

그래서 부자 아빠의 명언은 '낮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직원이 되고, 동시에 자산 부문을 다져라.'이 문장이 됩니다.


책은 그대로입니다. 심지어 이 책은 2000년 2월에 1쇄를 펴낸 23살짜리 책입니다. 무수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을 책이죠. 그런데 읽는 사람들의 상황에 따라 각자 와닿는 게 다릅니다. 같은 책을 같은 사람이 2년 만에 읽어도 명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니까요.


 책은 활자로 박혀 나옵니다. 변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오타도 다음 인쇄 할 때까지 다 팔릴 때까지 오타 그대로 독자에게 보입니다. 하지만 누가 언제 읽느냐에 따라 다른 책이 됩니다. 어제 좋았던 책이 내일 좋은 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너에게 좋은 책이 나에게 좋은 책이 안될 수 있죠. 책은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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