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그렇게 별사냥을 떠났습니다. 진짜 별이 아니라 스타벅스 별 말입니다. 2월 1일부터 7일까지 제조 음료 사이즈에 따가 많은 별을 준다는 이벤트가 생겼습니다. 마침 스타벅스 쿠폰도 있었습니다. 카페에 가지고 하니 이벤트도 하고 쿠폰도 있는 스타벅스에 가자고 했습니다. "어디 스타벅스를 갈까?" 걸어갈 수 있는 스타벅스도 있지만 차를 타고 15분쯤 가면 호수공원이 보이는 스타벅스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호수가 보이는 곳에 앉아 커피와 샌드위치를 마셨습니다. "나는 이 시간이 참 좋아." 10년 전 총각 때에는 다니지도 않던 카페였습니다. 3년 전만 해도 와이프가 대체 왜 브런치며 카페를 가자고 하는지 몰라 억지로 끌려가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차를 마셔도 좋지만 이렇게 카페에 나와 차를 마시고 대화하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라 합니다.인생의 즐거움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어른의 재미, 진영호 지음(클레이하우스, 2022)
어른의 재미라는 '책에 즐거움은 절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소소한 즐거움은 우리 앞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는 문장을 보니 일요일 아침 신랑의 편안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 때는 내가 언제 행복할지 알 수 없는 팍팍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오늘 하루 무탈하고 회사에서 별 일 일어나지 않으면 감사하며 잠들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오직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힘들게 살던 날들, 덕분에 오늘은 늘 불안하고 힘든 나날이었지요.
하지만 생각보다 소소한 즐거움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우리의 미래를 담보 잡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며 저렴한 와인을 마시기. 캡슐커피 머신으로 커피 내려 마시기. 더운 여름날 아내와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하기 등 돈은 많이 들지도 미래의 돈을 당겨오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일 투성입니다. 우리는 팍팍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소확행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저 우리 기준에서 행복할 수 있으면 됩니다.(이상하게 큰돈을 들이면 행복하지 않더군요. 몸속에 있는 짠테크 유전자가 발동하나 봅니다!) 주말 아침 카페가기가 우리의 즐거움 리스트에 올라갔습니다. 즐거움을 실현하기 위해 앱테크를 해서 스타벅스 쿠폰을 모읍니다. 스타벅스 쿠폰이 없을 때는 동네 저렴히 카페를 가기도 합니다.(아직 밥값보다 비싼 커피는 마시고 싶지 않거든요.) 동네에서 카페를 다니다 어느덧 업그레이드 되어 같은 가격이면 풍경 좋은 카페로 드리이브를 떠납니다. 우리의 즐거움의 요소들이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렇게 긴 여정 끝에 호수가 보이는 스타벅스에 별사냥을 떠난 것입니다.
노후 준비가 막막하고 미래가 두려워 쥐여 짜듯이 살 던 때는 마음도 현실도 힘들었습니다. 고통이 느껴지니 생활 습관을 지속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도 사라져 괜히 미워지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렇다고 많은 돈을 모으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시절을 지나 적정 수준의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내가 어느 순간 행복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요일 아침 저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으며 차를 마십니다. 그래도 올바른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서로를 토닥입니다. 행복한 별사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