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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MNI Feb 01. 2019

Nothing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나이답지 않게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어느 이름 모를 외국의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했고 밤하늘 가득한 별을 바라보기도 했다. 새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들판을 내다보며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을 마시는가 하면 물살을 가르는 서프 보드 위에서 파도의 흐름을 읽곤 했다. 오래된 저택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마주친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고, 새파란 하늘 위에서 푸른 산을 내려다보며 패러 글라이딩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전부 상상이었다. 어쩌면 망상이었을지도 모른다. 난 그저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연락조차 오지 않는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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