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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사는 마케터 Z Jul 20. 2022

사람들은 맥주 캔을 좋아한다 2

'클룹'의 패키지 디자인이 시사하는 것


# 인사이트 7




람들은 맥주 캔을 좋아한다. 필자는 이전에 정확히 그런 글을 썼다.

https://brunch.co.kr/@ziaewithaz/21


맥주 캔을 좋아하다 못해 커피도 담고, 김치 국물도 담고, 케이크도 담고, 이제는 캔에 담긴 물, 캔에 담긴 탄산수마저 등장했다. 브랜드 ‘CLOOP(이하 ‘클룹’)’이다.


‘클룹’의 특징은 제품의 케이스가 단순한 캔에서 그치지 않는 데 있다. ‘클룹’의 캔 뚜껑은, 한 번 열면 다시 닫을 수 없는 기존 제품과는 다르게 온/ 오프 기능을 갖춘 특수한 형태다.

'CLOOP'이 독점계약해 사용하는 독일 XOLUTION사의 리실러블 리드, 출처 : CLOOP공식몰

맞다, 사람들은 맥주 캔을 좋아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맥주 캔에 담긴 제품을 좋아하는 데에는 조건이 있다.


한 번 오픈한 캔을 닫지 못한다는 건 유구한 문제였고, 열린 채로 남아버리는 음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캔음료는 사이즈를 줄이는 길을 택했다. 보관할 수 없는 캔의 특성을 보관할 필요 없는 속성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캔 음료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간편하고 이동이 용이하며 값싼 시장에 맞춰져 왔다.


‘클룹’은 이 속성에 정면으로 반하는 전략을 내세운다. ‘클룹’의 기본 용량은 500ml로, 동일한 세계맥주 한 캔의 용량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작은 페트병을 비교해보면, 목을 축이는 물로서 한 번에 마시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양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때 클룹의 특수한 캔 뚜껑이 필요하다. 한 번에 마시지 못하고 남은 음료는 ‘클룹 뚜껑(리실러블리드)’를 통해 닫아서 보관할 수 있다는 것.


‘클룹 뚜껑’은 ‘클룹’이 다른 음료와 차별화되는 캔 음료’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주는 트레이드 마크이면서 캔에 적용된 ‘기술’의 상징이다. 이면으로는 ‘적지 않은 용량’의 상징으로 볼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개 당 가격이 약 만 원 선으로 높아지면서, 편리하지만 무겁고 이동이 용이하지 않은 시장을 겨냥하게 됐다.

Pexels에서 Ron Lach 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8287259/

그렇다면 캔 음료 시장의 특성은 어떨까? 캔 음료 시장은 대표적인 저관여 습관성 구매 시장이다. 제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에 관하여 자세히 조사하거나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하지 않고, 같은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경우보다 습관성의 구매일 확률이 높다. 정리하자면, ‘클룹’은 리실러블리드를 통해 기술적인 USP(Unique Sales Point) : 정체성을 어필하면서 캔 음료 시장이 가진 ‘소비자들의 가벼운 선택’이라는 특성에도 상충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용기의 혁신을 통해 주목을 끌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눈길을 끌기 위한 혁신은 수명이 짧다. 사람들은 ‘캔’을 좋아하지만, 그 성공 공식은 제품들이 케이스에 의외성을 부여하면서 그것이 곧 다양성 추구 구매행동을 일으켰을 때 단기적으로 성립한다.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타브랜드와 ‘클룹’이 분명하게 다르다고 인식해야만 장기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룹’이 저관여 시장을 벗어나 클룹의 가치를 고객에게 납득시키려면 용기의 혁신을 뒷받침 할 만한 ‘클룹’만의 목적성이 더 날카로워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손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특수 컵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발전시켜 운전석의 음료 거치대에 안착한 운전용 자일리톨 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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