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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밀리의 서재 순기능

홀로서기 심리학

by 너굴씨

재작년부터 '밀리의 서재' 1년 구독권을 사서 이용하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되면 반값 할인은 해서 그때마다 1년 구독권으로 사서 이용했다. 올해는 11월에 이미 진행하고 끝난 것 같지만 연말에 이벤트를 한다면 바로 구매를 해야겠다. 한 달 구독권은 통신사 제휴나 다른 플랫폼과 제휴하여 많이 뿌리는 것 같으니 혹시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이용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밀리의 서재'를 사용해서 좋은 점은 e-book으로 신간을 빠르게 볼 수 있다는 것(요즘은 예전 책도 많이 업로드가 된 것 같긴 하다), 오디오북이 생각보다 많은 것, 그리고 하이라이트와 메모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진득하게 책을 읽기 어려운 나에게는 딱인 플랫폼이다. 특히, 무엇보다 따로 필사를 해두지 않는 나에게는 이 하이라이트 기능이 딱이다. 책을 읽다 보면 좋은 구절은 메모장 여기저기에 적어두었지만 다 흩어져버려 정작 필요할 때는 못 찾곤 했는데, 밀리의 서재는 마음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바로 하이라이트를 하고 거기에 메모를 달 수 있어서 나중에 한 번에 모아보기 좋다. 또 어떤 책을 읽었는지도 다 기록에 남아서 자동으로 독서습관이 기록된다. 밀리의 서재와 관련이 전혀 없는 사람인데 마치 홍보팀이 된 것 같지만 일단 써본 e-book어플이 이것뿐이라 만족하며 사용하는 중이다.


작년 연초에 읽었던 <홀로서기 심리학>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내가 하이라이트 한 부분을 보며 지금의 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의식하지 않으면 우리 삶은 결국 자동으로 흘러가 버릴 겁니다. 훗날 ‘이건 내가 살고 싶었던 인생이 아닌데’ 하고 후회해도 그 삶을 되돌릴 방법은 없습니다.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 싶다면 그 해답은 지금 현재 내 마음에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지금을 의식적으로 살아가세요.

> 자기 계발서에 꼭 나오는 내용이다. 생각하지 않고 의식하지 않으면, 남이 원하는 대로 이끌려 살고 그 결과는 내 몫이다. 남한테 이끌렸다고 해도 그 마저도 내가 선택한 것이며, 후회 또한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몫이다.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이왕이면 내가 생각하고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지는 게 좋지 않겠는가. 후회를 하더라도 그 선택을 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여지가 있을 것이다.


나를 완벽하게 채워 줄 타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그것은 엄마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퇴행적인 행동일 뿐입니다.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입니다. 인생은 혼자 오를 수밖에 없는 산행입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힘내라고 응원해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길을 대신 걸어가 주진 못합니다.

> 솔직히 어릴 때는 누군가가 나를 이끌어주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고 채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까놓고 말하면 그냥 편하게 얹혀살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부모님도 내 모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없는데 쌩판 남이 그래 줄리 있겠는가. 살면서 여기저기 부딪히며 내 거는 내가 찾아먹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고 나를 상처 줄 수 있는 사람도 나뿐이다.


사실 타인이 바라보는 ‘나’는 별것 아닙니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정말 그런 내가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를 그들의 시선에 맞출 필요도 없고, 그들의 시선을 고칠 필요도 없습니다. 아무리 “내 진짜 모습은 그게 아니야”라고 외쳐 봐야, 그들은 또 다른 내 모습을 상상해서 만들어 낼 뿐입니다. 시선이 하나 더 늘어날 뿐이지요.

내 일부를 ‘나’ 전체로 매도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타인의 지나가는 평가에 크게 상처받지 않습니다. 타인의 평가는 아무리 타당하고 뼈아픈 지적일지라도 내 일부에 대한 것일 뿐, 전체에 대한 평가는 아닙니다.

> 예전에는 남들이 나에 대해 말하고 평가한 것이 곧 나라고 생각했다. 남에게 비추어지는 모습이 나라고 생각하고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내 마음을 돌보기보다는 '저 사람이 나를 나쁘게 보지는 않을까?', '이렇게 하면 싫어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남의 마음을 더 챙겼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런 평가는 순간적이고 주관적이라고 느껴진다. 내가 잘못해서 받는 비판이라면 받아들여야겠지만 무조건적으로 그게 맞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일부의 평가를 '나'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만약 그 평가가 맞다면 그 순간의 '나'일뿐이다. 지나가는 타인이 내린 평가는 나의 일부분만 보고 내린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부분만 받아들이면 된다. 만약 평가가 좋지 않더라도 내 인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고 설령령 평가가 안 좋았더라도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 않는가.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일단 안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자기 기준이 불분명할수록, 이것도 저것도 전부 다하려고 애쓰면서 분주하게만 살아가게 됩니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은 이런 현대인의 분주함을 ‘소외된 능동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무언가를 하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를 '소외된 능동성'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그때도 지금도 뼈를 맞았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지금 당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해왔다. 물론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바쁘게 산 것 같은데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무언가 되기 위해 바쁘게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바쁜데 왜 나는 허할까라는 마음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것은 결국 무언가 되기 위해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방향 없는 바쁨... 소외된 능동성이다. 고쳐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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