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많은 일상
이것도 다 추억이지.
내가 남자친구에게 자주 한 말이다.
왜냐면 내가 찾아본 식당, 숙소, 루트에는 사건, 사고가 많았다.
여행 갔을 때를 예로 들면, 내가 네이버 리뷰를 보고 찾은 식당은 불과 며칠 전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문이 닫혀있었다. 차로 30분을 갔는데 말이다.
또 차를 가지고 한라산에 올랐다가 다른 방향으로 내려가고 싶어서 아무 생각 없이 다른 방향으로 내려갔다가 택시를 불러 다시 차로 가기도 했다. A에 주차를 해놓고 B로 내려간 것이다.
이렇게나 허술하고 준비성이 없나 싶겠지만, 이런 상황이 나는 어이없는데 웃기기만 하다. 이런 사건사고가 여행을 더 오랫동안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다. 철저하게 조사해서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직접 부딪히며 알아가는 편이다. 물론 시간이나 돈이 한정적이거나 중요한 사람과 함께 하는 상황이라면 미리 찾아보고 계획대로 움직이려고 한다. 하지만 나의 일상을 보내는데 만큼은 내 식대로 하는 편이다.
맞다. 나는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스타일이다.
다행히도 내 남자친구도 이런 나를 잘 알고 있고 나보다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 같이 웃으며 넘어간다.
나는 오히려 뻔뻔하게 '우리 또 추억 하나 늘었다'라고 먼저 웃으면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 같이 웃어준다.
그래서 그런지 남자친구와 나는 두고두고 할 말이 많다.
물론 이런 추억들이 하나 둘 쌓이면서 나도 이전보다는 체크하는 것이 늘었다.
리뷰를 더 찾아본다던지, 식당 브레이크타임은 체크한다든지.
이 글을 보고 남자친구가 보살이다 싶겠지만, 소소한 일상에서만 그런 편이다.
일상모드와 업무모드가 따로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