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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Oct 07. 2017

여자 혼자 떠나는 남한강자전거길(2)

남한강 자전거길 양평군립미술관~강천섬 (45km)   2017.10.6

여자도 혼자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롯이 여자 혼자 떠나는 라이딩.

남한강길 두 번째 이야기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팔당역~양평군립미술관 (30km)을 소개했다.


-남한강 자전거길 팔당역~양평군립미술관 편

https://brunch.co.kr/@zigle386/24


오늘은 전편에 이양평군립미술관 ~ 이포보 ~ 여주보 ~ 강천보 ~ 강천섬 (45km) 구간을 소개한다.

이 구간은 남한강을 조망하면서 달릴 수 있는 수려함에 항상 인기 있는 구간이다. 그리고 국토종주길이라 종주 라이더들의 파이팅이 넘치는 길이기도 하다. 다만 인접한 전철역이 다. 여주보와 강천보에서 경강선 여주역이나 세종대왕릉 역으로 접근이 가능하나 20여분을 가야 한다. 그러므로 원점회기 (왕복 90km)를 염두에 두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체력이나 시간이 문제라면 중간의 여주보나 강천보에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이다. 아래 표기되어 있는 거리를 감안해서 계획하시길.


이 길은 봄의 길이다. 봄이 되면 길 양편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바람에 날리는 하얀 꽃잎을 맞으며 낭만 가득한 라이딩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눈이 시린 푸른 하늘의 가을도 좋지만 역시 봄의 황홀함을 이길 순 없다.


2017 봄 남한강자전거길




[남한강길]


일시 : 2017.10.6(금)

경로 : 양평군립미술-이포-여주-강천보- 강천섬(45km)

자전거 : MTB


양평군립미술관 출발 am 9:00

후미개 고개 (8km) am 10:00

이포보 (10km) am 10:10

여주보(27km) am 11:40

강천보(38km) pm 1:10

강천섬(45km) pm 1:40

총 4시간 40분 소요 (1시간에 10km를 달렸다.)




시야가 확 틔여 마음속까지 시원한 날, 남한강 자전거길의 두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양평군립미술관 인증센터에서 출발해 횡단보도를 건너면 자전거길을 만난다. 좌회전하여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 작은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자전거 길이다.


양평군립미술관과 인증센터/미술관 길건너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좁은 강 길을 달리면 곧이어 양평 생활체육공원에 접어든다. 운동하러 나온 분들이 많으니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 여기부터 앞에서 언급한 벚꽃길이 시작된다. 봄엔 온통 눈꽃 천지인 하얀 설국과 같다.

잠시의 업다운이 있을 뿐 평이한 길을 가다 보면 오늘 여정의 유일한 난코스인 후미개 고개나온다.

좌회전으로 고개에 진입하기 전 강 옆 테크 쉼터가 있다. 잠시 쉬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도 좋다.

그만큼 만만치 않다.


  강 옆 길/양평생활체육공원 진입로/이어지는 아름다운 길들/후미개 고개 전 쉼터


이제 후미개 고개이다. 이포보 방향은 10%, 반대방향은 12%의 경사도이다. 경사가 심하고 길어서 처음부터 낮은 기어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올라가야 한다. 모든 업힐이 그렇지만 힘들어도 한번 오르고 나면 다음번에는 수월해진다. 이포보 방향보다 반대방향의 업힐이 훨씬 어렵다. 경사도 더 심하고 더 길고 게다가 굽은 길이므로 끌바 하는 라이더도 많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라이딩하시길. 언덕 정상 간이매점 아주머니가 힘들게 오른 라이더들에게 찬물을 권하고 내리막 조심을 당부한다. 정겹운 모습이다. 업힐이 높은 만큼 다운힐도 가파르다. 속도 조절하며 조심히 내려가야 한다.

내려간 후 작은 언덕을 한번 더 지나면 그림과 같은 남한강이 조망된다. 여기서부터 이포보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길도 좋고 뷰도 좋다. 경치에 취해 달리다 보면 개군 레포츠 공원이다. 이 곳을 지나면 바로 이포보에 도착한다.

인증센터는 이포보가 보이는 쉼터 앞에 있다. 여주보 가는 길은 이포보로 들어가지 않고 직진한다. 그러므로 이포보를 구경하려면 우회전하여 들어가면 된다. 이포보에는 편의점이 있어 물과 간식을 보충할 수 있다. 또 이포보 주변에는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촌이 있다. 여기서 점심식사를 해도 좋다. 막국수촌 가는 길에 편의점도 있다.


# 여기서 한 가지

이포보는 여주시의 상징인 백로의 날개 위에 알을 올려놓은 형상이다. 이는 '생명의 탄생과 비상'을 의미한다.

국토 종주하면서 많은 보들이 봤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포보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의미를 알고 보면 더욱 친숙히 다가온다.


후미개 고개 이포보방향 업힐/후미개 고개 정상/개군레포츠공원 입구/이포보 전경 및 인증센터


이포보를 지나면 이포보 캠핑장이 나온다. 산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 타는 어린이들이 많으니 조심히 지나자. 여기를 지나면 저류지 구간을 달리고 비행기 활주로 같은 넓은 길도 나온다. 특히  초보 라이더라면 이 길을 달려보는 걸로 라이딩의 자신감이 상승된다. 길이 넓고 곧으며 부담스러운 업다운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혀 붐비지 않으므로 연습엔 최적지이다. 나 역시 초보 라이더 시절 이 구간을 달린 후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붉은색 노면이 보이면 곧 여주보에 도착한다. S자의 굽은 길을 올라 드라마틱하게 여주보를 만난다. 인증센터는 보를 건너가야 한다.  여주보에는 2층 편의점과 화장실 외에는 다른 편의시설은 없다.


# 여기서 한 가지

여주보는 세종대왕의 위대함을 모티브로 설계했다. 그래서 자격루의 형상으로 보의 기둥을 세웠다. 야경으로 만나면 자격루의 모습이 더욱 선명해진다. 의미를 알고 보면 더 새롭다.


저류지 구간 넓고 곧은 길이 이어진다/활주로처럼 넓은 구간/여주보와 인증센터/여주보 야경


여주보를 지나면 강 옆 자전거길을 달리다가 잠시 시내 구간을 지난다. 시내구간을 가기 위해  여주대교를 올라야 하다. 원래 길은 좁고 휘어진 데크 오르막 길이어서 내려오는 라이더라도 있으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쭉 뻗은 오르막길로 공사 중이었다. 지금이나마 공사를 해서 다행이다. 시내구간을 지나면 신륵사가 강 너머로 보이고 관광객을 태운 황포돛배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뒤이어 캠핑촌을 만나게 된다. 여기는 항상 많은 인파로 붐빈다. 각별히 조심히 지나야 한다. 이 길 끝이 강천보이다. 여기는 규모도 크고 각종 편의시설과 전망대가 있어 항상 사람이 많다. 출발 후 38km 지점. 여기서  돌아가도 되지만 7km를 더 가면 그림 같은 강천섬이 있다. 시간과 체력의 여유가 된다면 꼭 들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 여기서 한 가지

강천보는 한강의 명물이었던 황포돛배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선이 아름답다. 지금도 신륵사 앞에는 황포돛배 유람선이 다닌다. 의미를 알고 보면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강 옆 자전거길/여주대교 오르막길 공사우회구간/신륵사앞 황포돛배/강천보전경


강천보를 건너면 내리막 요철 길이 나온다. 여기는 끌바로 내려온다. 7km의 평탄한 길을 달리면 오른쪽으로 강천섬 입구가 나온다. 국토종주길이므로 라이더가 많이 지나가지만 이곳은 캠핑족의 천국이다. 드넓은 초원 위에 자유롭게 캠핑을 할 수 있다. 단지 편의시설이 화장실 한 개로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사계절 아름답고 고즈넉한 분위기 탓에 알고 찾아오는 캠핑족이 많다. 섬은 포장도로가 아니고 흙길이지만 잘 다져져 있으므로 로드 자전거도 별 문제없다. 섬을 가로질러 라이딩하고 나가면 섬강길로 이어진다. 계속 진행할 것이 아니라면 나가지 말고 왔던 길로 되돌아 오면 된다.


강천섬방향 내리막 요철길/아름다운 강천섬 전경


남한강 자전거길 두 번째 코스인 양평군립미술관~강천섬 구간을 다녀왔다.

이 길은 후미개 고개라는 어려운 허들이 있지만 풍광이 아름답고 대체적으로 평탄한 코스이다. 다만 거리가 문제인데 이는 자신의 체력에 맞게 계획하면 된다.


라이딩으로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들이 서울 근교엔 너무 많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것은 감수성의 원천이다.

혼자의 라이딩으로 자신의 감수성과 만나시길. 그리고 더욱 섬세해 지시길.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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