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람 Oct 23. 2017

여자 혼자 떠나는 의암호 일주

강촌역에서 시작한 의암호 일주 40km  2017.10.21


의암댐 다리위에서 본 의암호전경 양쪽 어느방향으로도 일주가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오른쪽 길로 일주를 시작했다


여자도 혼자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이름만으로도 설렘을 주는 춘천.

그 한가운데에 의암호가 있다.

<여자 혼자 떠나는 서울 근교 라이딩>  1편에서 춘천 라이딩을 소개했지만 의암호 전체를 돌지는 않았다. 그때의 아쉬움을 오늘의 라이딩으로 달래려 한다.


북한강 자전거길 운길산~춘천역 75km

https://brunch.co.kr/@zigle386/22


가을의 의암호는 낭만이다.

호수와 단풍과 그림 같은 자전거길이 있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사랑의 고백을 받는다면 어떤 여인이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정도로 어느 곳을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 상상보다 더욱 근사한 가을의 의암호이다.


삼악산에서 바라본 의암호 전경- 여기를 일주할 예정이다


일시 :  2017.10.21(토)

경로 :  강촌역 ~ 송암스포츠타운 ~ 공지천 ~ 신매대교 ~ 강촌역 원점회기 (40km)

자전거 : MTB


강촌역  pm 12:30

송암스포츠센터 pm 1:00

공지천 pm 1:40

소양강 처녀상 pm 2:00

신매대교인증센터 pm 2:30

강촌역 pm 4:00

총 3시간 30분 소요 ( 점심식사와 휴식시간 30분 포함)



오늘의 시작은 강촌역이다.

춘천역에서 시작해도 괜찮지만 가을을 더욱 만끽하려면 강촌역 출발을 권하고 싶다. 강촌역을 출발해 좌회전을 한다. 곧이어 만나는 다리를 지나 자전거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면 오른편에 의암호를 두고 평탄한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이 길이 끝나면 데크길이 나오고 곧이어 춘천 방향의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정표대로 우회전하여 다리를 건넌다.


강촌역 /평탄한 자전거길/춘천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다리를 건넌다


인적이 드문 고즈넉한 자전거길이다. 그림 같은 호수 풍경에 감탄을 거듭하게 된다. 이 곳을 가다 보면  호수변에 의암호 인어상이 보인다. 이 조각품은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과 코펜하겐의 인어상을 본떠 1971년에 콘크리트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나 많이 낡은 탓에 최근 청동으로 다시  제작되었다. 인어상은 자동차 길에선 잘 보이지 않고 라이더와 트래커만 볼 수 있다. 길 아래 호수변에 위치해 있는 까닭이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 놓칠 수 있으니 천천히 진행하면서 풍경을 즐긴다면 이런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진행하면 왼편에 데크입구가 나오고 이 데크를 따라가면 또 하나의 즐거움인 스카이 워크가 나온다.


춘천방향으로 다리를 건너 자전거길로 들어간다/의암호 인어상/스카이워크로 향하는 데크길 입구


스카이 워크.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유리 바닥 아래로 보이는 호수가 아찔하다.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다. 이 곳은 라이더뿐만 아니라 관람객으로 붐비므로 서행해야 한다. 여기를 통과해 구비구비 나무데크를 달리면서 가을의 의암호를 만난다. 데크가 끝나면 송암 스포츠 센터가 나오고 자전거길은 계속 이어진다. 이 구간 역시 스포츠센터 이용객과 자동차가 많으므로 조심해서 지나야 한다.


스카이워크 / 구비구비 이어지는 데크길/송암스포츠센터 가는 길


송암스포츠센터를 지나면 두 개의 데크가 더 기다린다. 두 군데 모두 단풍이 근사하게 물들어 가는 중이다. 좁은 데크길 위로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어차피 속도는 낼 수 없다. 천천히 진행하면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시길. 초보 라이더 시절 이 데크를 건너며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직선 데크가 아니어서 코너링도 힘들었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피하려고 얼마나 진땀을 흘렸던지. 그때는 데크 라이딩이 결코 즐겁지 않았지만 지금은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끼며 자신만 아는 뿌듯함에 미소를 지었다. 두 개의 데크를 다 지나면 멀리 춘천 베어스호텔이 보이고 여기서 좌회전하여 춘천 수변공원을 향한다.


두 개의 데크길 진입로/가을이 깊어가는 데크길 풍경 / 테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하여 춘천수변공원을 향한다


춘천 수변공원 진입로는 짧지만 가파른 오르막이다. 의암호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쉼터와 분위기 좋은 카페, 갤러리 등이 있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좀 더 진행하면 공연장이 나온다. 공연장 옆 자전거길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다. 그 노란 몽환에 취해 잠시 호수 옆 벤치에 앉아 가을 상념에 빠져 본다.


 춘천 수변공원 진입로 및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


노란 가을을 느끼고 나오면 에디오피아 참전 기념관이 보이고 그 앞에서 이정표를 따라 왼편 자전거 길로 진입한다. 입구에는 슈퍼와 자전거 대여점이 있고 주차장이 있어 무척 혼잡하다. 조심히 지나 자전거 길로 들어서면 공지천 길이고 다시 고즈넉함이 이어진다.


에디오피아 참전기념관에서 좌측 자전거길로 진입/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공지천 길


공지천 길이 끝나고 계속 진행하면 소양강 처녀상과 만나는 큰 길로 진입하게 된다. 넓은 대로를 따라 시원스레 달리다 보면 소양강 처녀상과 만난다. 9월 말 춘천으로의 라이딩 후 한 달 여만의 조우이다. 처녀상과 잠시 눈인사를 하고  좌회전하여 소양 2교로 진입한다.


공지천 자전거길 끝나는 지점/소양강 처녀상으로 가는 길/소양강 처녀상


소양 2 대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다시 자전거길로 들어선다. 호반을 옆에 두고 달리는 길이 아름답다. 갖가지 색으로 물든 단풍이 호수 위로 비치는 햇살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이 길은 신매대교로 연결되고 신매대교 인증센터를 지나 마지막 데크길로 연결된다.


소양2대교를 건너 좌화전하여 자전거길로 진입/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길들/신매대교/이어지는 데크길


구비구비 데크길을 지나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만난다. 이곳은 방문객 등이 많으니 조심해서 지나자. 가을을 물씬 느끼면서 달리던 중 길 옆 카페에 아름다운 조각상이 눈에 띈다. 어쩐지 낯익은 건 왜일까. 계속 달려서 삼악산으로 향하는 데크길에 진입한다.


애니메이션 박물관/낯익은 조각상/가을정취의 자전거길/삼악산으로 가는 테크길


이제 의암호 일주의 끝이 보인다. 삼악산 주차장을 지나 강촌역으로 향한다. 따가운 오후 햇살을 맞으며  처음에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드디어 강촌역에 도착하고 가을 속으로의 의암호 일주 여행도 막을 내린다.


 강촌역 가는 길/ 마지막 오르막 길/ 전철을 기다림


여자 혼자의 의암호 일주.

풍경이 아름답고 거리도 40km로 적당하여 그리 부담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춘천역이나 강촌역 어디서 출발해도 상관없지만 춘천역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거리상 조금 짧다. 의암호 일주의 매력은 달리는 내내 호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고 중간중간의 수려한 나무데크길이 그 매력을 배가시켜준다.


어느샌가 소리 없는 가을이 내 곁에 낮게 깔려있다. 그림 같은 의암호 일주로 이 가을을 놓치지 마시길. 2017년 이 가을 내 생애 단 한번 뿐이므로.




아래의 사진들은 이 글을 발행한 뒤 2주후 11월4일의 의암호이다. 만추의 의암호를 즐기시길. 



혜람

매거진의 이전글 여자 혼자 떠나는 남한강자전거길(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