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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Feb 27. 2018

봄을 기다리며, 호명산 업힐

가평역~호명산~상천역~가평역 55km   2018.2.24


마음속엔 이미 봄이 왔는데 계절은 언제 바뀌려나.

겨울 내내 시원스레 달리지 못했던 라이더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이 왔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봄. 이제 문만 열면 훅 들어올 거 같다..

올해는 로드와 함께여서 봄이 더욱 간절하다. 로드는 노면상태에 민감하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적응을 미룰 순 없다. 로드 업힐을 경험하기 위해 호명산을 향했다.




일시 :  2018.2.24

일정 : 가평역~청평역 15km

           청평역~쁘띠프랑스 13km

           쁘띠프랑스~ 복장리 6km

           복장리~호명산정상~상천역 11km

           상천역~가평역 9km

           총 55km (고도 1,024m)

자전거 : 로드

총 7시간 40분소요 ( 식사 및 휴식시간 2시간 포함)



작년에도 호명산을 경험했다. 그때는 MTB로 올랐는데 주위 경치도 감상할 정도로 여유 있었다. 오늘은 로드로 오른다. 로드의 스프라켓이 MTB보다는 작기 때문에 업힐이 만만치 않을 거라 생각됐고 또 항상 나의 숙제인 다운힐도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얼마나 만만치 않은지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가평역의 아침은 생각보다 쌀쌀했다. 그래도 로드를 타고 달리는 첫 북한강 자전거길이 새로웠다. 노면엔 물이 많았다. 어제 내린 눈이 물이 되어 군데군데 웅덩이처럼 흥건했다. 아직 라이더들은 동면중인 듯 자전거길에는 산책 나오신 동네 어르신 밖엔 없다. 가평역에서 청평역까지는 15km 남짓의 거리,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초보 로드 라이더인 나는 달라진 속도 환경에 계속 놀라는 중이다. 청평역을 지나 순식간에 호명산길 입구에 도착했다. 잠시 향 좋은 커피를 즐기며 바로 시작될 업힐을 준비한다.


청평역 부근 한산한 자전거길과 얼어붙은 하천/  음악이 흐르는 터널/잠시 숨을 고르며 마시는 커피


쁘띠 프랑스까지 가는 공도는 오른편으로 강을 끼고 달리는 아름다운 라이딩 코스이다. 꽃피는 봄이 되면 흩날리는 눈꽃으로 낭만 속 여행을 하게 되는 그런 길이다. 이 길을 달리는 커플이 있다면 황순원의 <소나기> 에서 처럼 순수한 마음이 되지 않을까.

완만한 업힐이  계속 이어진다. 길도 좋고 풍경도 좋아 거침없이 달렸다. 그러다 쁘띠프랑스 부근에 오면 업힐이 세진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다리에 쥐가 나지 않도록 최대한 천천히 올랐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다. 쁘띠프랑스부터 복장리까지는 중간에 시원한 다운힐이 한번 있을 뿐 꾸준히 업힐이다. 복장리로 들어서면 업힐은 더욱 가파르다. 종아리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무게가 느껴진다. 힘들게 올라 복장리 표지석까지 도달해 인증샷을 찍었다.


봄의 호명산 오르는 길
작년 가을 MTB라이딩과 이번 로드라이딩 모습


복장리를 지나도 업힐은 이어진다. 유명한 카페들이 많은 길을 지나 호명산 정상까지 오른다. 스트라바  고도가 1,024m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업힐이지만 그래도 설매재만 하지는 않다. 배후령 정도라고 보면 된다. 즉 중간에 숨고를 수 있는 평평한 구간이 있어 힘들지만 오를 순 있다. 이어지는 상천역까지의 다운힐은 가파르다. 로드 다운힐은 업힐보다 더 힘들었다. 속도감도 만만치 않고 브레이크를 잡는 것도 힘들다. 익혀야 할 것을 분명히 체험한 라이딩이었다.


새로운 도전. 봄을 기다리며 더욱 설렌다.


아기자기한 카페들 모습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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