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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Aug 31. 2018

클릿슈즈는 누가 만들었을까?!

혹독한 클릿슈즈 적응기  - 그래도 포기는 없다


로드바이크를 입문하고 어느 정도 적응되면 주위로부터 클릿슈즈에 관한 권유를 듣게 된다.

여러 장점이 많은 클릿슈즈. 그러나 치명적 단점이 있다. 그것은 클릿 입문자에게 가장 어려운 난관인 탈착의 문제이다.




클릿슈즈는 로드용과 MTB용으로 구분된다.  

둘 다 신발 밑에 장착된 클릿이라는 부분을 자전거 페달에 끼어서 고정하는 형태이다.

특히 로드용 클릿은 MTB 클릿에 비해 결합이 더 강력하다.


로드 클릿과 페달
MTB 클릿페달과 클릿


클릿 슈즈의 장점은 많다.

일단 다리 힘을 자전거에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속도 향상은 기본이다. 또한 보통은 누르는 페달링만 할 수 있으나 클릿을 끼면 끌어올리는 페달링도 가능하므로 다리의 피로도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특히 장거리 라이딩과 업힐 때 큰 힘이 된다. 얼마 전 다녀온 미금~양수 두물머리 왕복 110km 때와 남산 업힐 때 실감했다.

그리고 아직은 엄두도 못 내고 있지만 자전거를 마치 내 몸처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여러 기술들을 연마할 때도 클릿슈즈를 착용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이렇듯 엄청난 장점이 있지만 적응은 혹독했다.

겁도 많고 그다지 운동신경도 뛰어나지 않은 노력형 라이더인 나에게 클릿 슈즈는 너무나 큰 산이었다.

로드를 입문하고 3개월이 지난 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빨간 클릿 슈즈를 났다. 편히 걷기 위해 뒷굽까지 달고 마냥 즐거웠었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처음 신던 날부터 넘어지기 시작해서 그 후로 얼마나 여러 번 넘어졌는지 모른다. 혹자는 우로 3, 좌로 3회 넘어지면 적응된다고 하지만 왜 이리 넘어지는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 넘어지는 이유는 클릿을 빼지 못해서이다. 왼쪽 클릿을 빼고 자전거를 약간 왼쪽으로 기울여 서야 하는데 서야 하는 시점에 왼쪽 클릿이 빠지질 않는다. 미리 빼서 대비를 하지만 갑자기 빼야 할 때가 생기는 법이다. 빼지 못하면 영락없이 넘어질 수밖에 없다. 집에서 혼자 100회 이상을 빼는 연습을 하니 왼발은 좀 빠지지만 오른편으로 넘어질 때는 정말 대책이 없다. 알면서 넘어지는 게 이런 것이다.


이렇게 여러 번을 넘어지니 클릿슈즈를 신는 것 자체가 무섭다. 자신감도 현저히 줄어든다. 클릿 슈즈를 포기해야 하나 수없이 고민했다. 그래도 지금까지 넘어진 게 아까와서 버텼다. 왼발을 12시 지점에서 가차 없이 돌리니 그런대로 잘 빠졌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어느 날부터 수월해지는 걸 느끼게 된다. 비로소 적응이 된 걸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  클릿슈즈 적응은 이처럼 혹독했지만 그 노력의 결과가 얼마나 달콤할지는 이제부터 맛볼 차례이다.

클릿슈즈를 신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편할 때가 진짜 올까. 철커덕 소리와 함께 클릿을 끼고 자전거와 함께  훨훨 날아다닐 걸 꿈꾸며 오늘도 클릿 슈즈를 신는다.


나의 빨간 첫 클릿 슈즈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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