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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Sep 16. 2018

누구나 마음속에 바다 하나, 동해안 라이딩(3)

정동진 심곡항 ~ 추암 해수욕장   왕복 70km 2018. 9. 8


신이여.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놔 주셔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해주소서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중



위대한 여름이 지나고 때가 되었다.

가을이 시작된 동해바다, 이제 그 속으로 들어간다.


정동진역 부근 기찻길




일시 : 2018.9.8

코스 : 정동진 심곡항 ~ 금진해변 ~ 옥계해변 ~ 망상해수욕장 ~ 어달해변 ~ 묵호항 ~ 동해항 ~ 추암해수욕장  왕복 약 70km

자전거 : 로드



계졀이 바뀔때마다 찾아오게되는 동해안.

그 찬란한 바다는 어떻게 마주해도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마력이 있다. 특히 자전거로 만나는 바다는 더욱 그렇다. D day를 정하고 금요일 저녁 느지막히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설레임이 좋다.

차에서 눈을 붙이고 아침의 푸른 바다를 만난다.

시작은 정동진 심곡항에서 부터이다. 정동진역에서 시작해 썬크루즈호텔 언덕을 올라야하지만 오늘은 이곳을 뛰어넘어 시작했다.


눈부신 햇별이 바다 표면에 산란되어 되돌아온다.

해안도로를 이렇게 상쾌하게 달리다니. 그림과 같은 뷰가 시작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심곡해변 길


도로옆에 차를 세우고 바다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꽤있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근사함. 그나마 눈만이 가장 왜곡없이 담을 수 있다. 기억의 유한함에 이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되겠지만 지금은 눈으로 담을 수 있는 만큼 꽉 채운다. 신나게 달려 금진해변, 옥계헤변을 지난다. 망상해수욕장까지는 크고 작은 공사가 많아 자전거길이 원활치 않다. 파란 선을 따라 달리다보면 중간중간에 끊겨있어 당황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망상해수욕장 부근의 오토캠핑장부터 다시 길은 좋아지고 그림과 같은 어달해변을 만난다.


 망상오토캠핑장 들어가는 길 / 망상해변 인증센터
어달해변

어달해변길은 너무나 아름답다. 가던 길을 멈추고  길가 카페에서 향좋은 커피함께 잠시 바다를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이 곳을 지나고 묵호를 향하 길옆에 서있는 까막바위를 만난다. 까마귀가 바위에 새끼를 쳣다하여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다. 까막바위옆에는 조 중엽, 망상현(지금의 묵호동)의 의로운 호장이 문어로 환생해 왜구를 물리쳤다는 전설을 기리기 위한 문어상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렇게 까막바위지나 묵호항으로 향한다.


까막바위
묵호항을 향하는 자전거길


복잡한 묵호항을 지난다. 추암 해수욕장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복잡한 시내를 만나면 긴장하게 된다. 아직 익숙치 않은 왼쪽클릿을 빼고 조심히 지난다. 이런 곳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아직은 쉽지않다. 겨우 빠져나와 오늘의 목적지인 추암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추암 해수욕장 가는길 / 추암역 전경


추암 해수욕장은 촛대바위와 해돋이로 유명하다.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이 진기하고 그 사이에 촛대모양으로 우뚝 서있는 촛대바위가 있다. 뒤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어느 곳에서 보아도 마치 화보같다.

이번엔 해돋이는 보지는 못했지만 해돋이역시도 확트인 추암의 해변과 어우러져 명소다운 기품이 있다.

추암해수욕장은 비교적  수심이 완만하다.
해변도 넓고 뷰도 좋다. 한여름이라면 이곳에서 물놀이를 해도 좋을 듯 싶다. 아쉬운 마음에 발만 담궜다.



이제 돌아가는 길.

공사로 인한 혼잡한 구간을 빼면 길은 단순하다.

봐도봐도 항상 멋진 경치로 즐거움이 더한다.

아침보다 더 많아진 차들을 조심하며 가볍게 왕복 70km의 여정을 끝냈다.


이번에 달린 구간은 해안도로가 비교적 짧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또 공사구간이 많아서 길찾기도 여간 까다로운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간간히 나오는 동해안의 그림같은 해안길들이 힘을 북돋아주었고 특히 추암해변이 너무 좋았다. 언젠가 긴 휴가를 내어 동해안 종주를 할 수 있을 날을 꿈꾸며 이번 라이딩이 그날에 큰 힘이 될거라는걸 믿는다.
 
바다를 달리는 매력.
동해안 라이딩은 말이 필요없다.
매번 감동이다.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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