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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Oct 24. 2018

청평 가평 부근 업힐 라이딩

복장리~금대리~방하리 구간 왕복 66km 2018.10.9


가을이 돌아왔다.

빨갛고 노랗게 시간이 익어간다.

아침저녁의 선선한 기온이 라이딩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 아름다운 시간, 찰나이다.

만끽하자. 금방 떠날 이 가을



금대리에서 본 강건너 남이섬




일시  : 2018.10.9

경로:  청평역 ~ 쁘띠프랑스 ~ 복장리 ~ 금대리 ~ 경강대교 ~ 방하리 ~ 경강대교 ~ (자전거길) ~ 청평역 왕복 66km

시간 :  약 4시간



오늘의 여정은 업힐이 즐거운 코스이다.

선선해진 공기와 멋진 강가의 풍경이 행복한 업힐과 함께한다.


청평댐의 몽환적 아침풍경


청평역에서 출발하여 쁘띠프랑스까지는 약 10km,  꾸준히 오르막이다. 처음에는 완만하지만 쁘띠프랑스가 가까워지면 가팔라진다. 정문 앞 편의점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이 길은 라이더들에게 인기 있는 호명산 코스로 가는 길목이다. 그래서 항상 많은 라이더들을 만날 수 있다. 재밌는 여정을 앞두고 모두의 얼굴에 기대감이 미소로 번진다.


청평댐이 보이는 길을 지난다
쁘띠프랑스 가는 길


나 역시 설렘을 한가득 머금고 다음 코스인 복장리를 향한다. 올라왔던 경사도와 비슷하다. 짧은 업다운 후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복장리를 오른다. 오늘은 숨쉬기에 집중한다. 업힐 때는 호흡이 중요하다. 몸속으로 산소를 원활히 보급해야 다리의 피로가 쌓이지 않는다. 힘들지만 들숨과 날숨을 적절히 조절하며 나의 페이스를 유지한다. 이렇게 오르다 보면 복장리 정상에 다다른다.


쁘띠프랑스 정문앞에서 복장리로 가는 길
쁘띠프랑스 다운후 만나는 삼거리. 여기서 좌회전한다
복장리 업힐
복장리 정상


잠시 숨을 고르고 다운을 한다. 올해 2월 로드에 입문하고 얼마 안돼 이 곳을 지나 호명산에 올랐었다. 로드 초보 라이더인 나에게 이 다운힐은 떨리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마주한 이 곳은 의외로 평범한 내리막. 그동안 쌓인 경험과 노력 덕에 조금이나마 발전한 나의 모습이 대견해지는 순간이다. 다운 후 오늘은 왼편의 호명산이 아닌 우회전하여 금대리로 향한다.


복장리 다운힐

금대리는 조용한 마을이다. 대부분은 호명산을 향하므로 금대리에는 라이더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이 길도 재미있다. 의외로 업힐이 많다. 계속 이어지는 업다운에 지루할 틈이 없다. 또한 이쪽 길이 다 그렇듯 뷰 또한 아름답다. 간간히 보이는 강가의 정취. 강을 마주하면 언제나 편안하다.


금대리 이정표
노랗게 물든 금대리 길
의외로 계속 이어지는 금대리 업힐
금대리 다운힐

남이섬이 가까워지면 길이 붐빈다.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차들로 인한 정체다. 그러나 자전거는 문제없다. 조심히 갓길로 주행해 정체구간을 지나 가평 자전거길로 진입한다. 자전거길로 들어서면 곧 경강대교이다. 북한강길을 가로지르는 다리이다. 다리를 건너 계속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면 춘천을 항하지만 우리는 왼편 방하리로 향한다.


경강대교

남이섬을 강 건너에 두고 시원스레 달린다. 서서히 방하리 업힐이 시작된다. 꽤 길고 높다. 구비구비 이어지는 오르막. 아래에서 보면 언제 오를까 싶지만 일단 시작하면 그리 힘들지 않다. 이번에도 역시 호흡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오른다. 오르고 또 오르면 정상은 언젠가 나온다. 자신을 인내하며 정상에 오르는 자에게 항상 보상은 주워진다. 우리의 인생 같은 여정. 선물로 받은 다운을 하면 또 다른 업힐이 나오지만 이번엔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심한 어려움을 겪은 뒤엔 그보다 덜한 어려움들이 담담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오늘도 미세하지만 또 한걸음 나아갔다.


방하리 업힐
방하리 업힐
방하리 업힐
방하리 다운힐

방하리의 두 고개를 넘으면 <산고을>이라는 식당이 있다. 길에서 좀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 분위기가 좋고 애견 동반이 가능한 식당이라 꾸준히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애견과 함께 온다. 야외 정자에서 먹는 식사가 근사하다. 맛난 두부 해물전골로 혀가 호강하고 아늑한 주위 풍경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식당 옆으로 MTB길이 있다. 언젠가 이곳 산을 MTB로 라이딩해도 재밌을 듯하다.

돌아가는 길은 방하리 고개를  다시 넘고 경강대교를 지나 자전거길을 이용했다. 쉼 없이 달리면 청평역까지는 금방이다.


돌아가는 길 (방하리)


오감으로 다가오는 가을의 체감이 살같이 스친다. 매년 만나는 가을이지만 항상 그러하듯이 올해도 특별함이 있다. 점점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이 계절. 그 향연속을 유영하는 즐거움.


가을. 참 좋다.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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