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람 Nov 23. 2018

너와 함께 한 행복한 12년

반려견의 커다란 존재감


왜 이리 눈물이 날까.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한 아이의 눈빛에 내 마음은 먹먹해진다.


'엄마. 내가 왜 이리 아프지?

숨도 가쁘고 자주 쓰러지네.

왜 이런지 너무나 두려워.

나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거야'


12kg나 되는 육중한 몸을 안고 급히 병원을 향한다.

보통 때라면 안기는 것이 싫어서 버둥대는 아이인데 오늘은  얌전하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위험했을 거란다.

케이지 안에서 산소를 주입받고 팔에 연결된 주사바늘로는 약물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앉지도 못하고 서서 힘들어하던  아이가 점차 안정을 찾아 배를 깔고 누웠다.

응급처치를 하는 아이를 잠시 만난다.

그래도 엄마를 보니 꼬리를 치며 나오려 한다.


퇴원하는 날, 조수석 언니 무릎 위에 앉은 아이는 나를 보고 웃고 있다.

눈엔 두려움이 없다.


'이젠 괜찮아. 걱정 마 엄마.

집에 가게 돼서 너무 좋아'

우린 말없는 대화를 한다.


집에 와서도 아직은 아픈 듯 보이지만 천천히 몸을 움직여 가족 뒤를 따른다.

아이는 가족 한 명 한 명을 눈에 가득 담으려 하는 듯하다.


과연 사람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일까.

아이가 우리에게 준 것은 우리의 작은 노력보다 훨씬 값진 것임을 나는 안다..

나도 너를 눈에 가득 담고 싶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혜람




매거진의 이전글 도심속의 낭만여행 낙산공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