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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Dec 12. 2018

초겨울의 호젓함 팔당물안개공원과 분원리

2018.12.1


화려했던 마지막 열정은 다 타버렸다. 대지는 적막하다. 마를 대로 마른 낙엽의 바스락 거림. 스산함이 가슴속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일 년 중 가장 쓸쓸한 계절인 초겨울,

 안으로 들어간다.



일시 : 2018.12.1

코스 :  팔당물안개공원 ~ 분원리 ~ 수청리 ~홍가네 슈퍼 ~ 원점 회기



팔당물안개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호젓한 초겨울을 만난다. 햇살이 좋아서 마주하는 바람이 그리 차갑지 않다. 이름도 낭만적인 물안개공원엔 이른 시간이라 인적이 드물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작은 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본 한강의 아침, 고요하다.



공원 안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다. 강을 보며  달릴 수 있다. 군데군데 뷰포인트에서 잠시 쉬면서 한강을 바라본다. 강 건너는 우리에게 친숙한 남한강 자전거길과 6번 국도이다. 나들이 차량이 점점 늘어 정체이지만  강 건너 이곳다른 세계 같다.



걸어서 이 곳을 다 보기엔 너무 넓다. 공원 입구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2인용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커플이 보인다. 자전거를 타면 걷는 것보다 더 많이 보고 자동차보다 세세히 접할 수 있다.



공원이 끝났다. 길은 공도와 이어진다. 조금 더 가면 홍가네 슈퍼가 보인다. 분원리를 오는 라이더라면 한 번씩 다 들른다는 슈퍼이다. 여름엔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며 열기를 식히겠건만 초겨울에 따뜻한 두유 한병으로 몸을 데운다. 햇살 아래 몸을 맡긴 고양이 한 마리가 사람이 오니 반가운 듯 품을 파고든다. 그 살가움에 마음이 녹는다.



사람 좋은 주인아주머니의 반려견 반려묘 자랑을 한참 듣고 나와 수청리를 거쳐 공원 입구로 되돌아간다. 차도 적고 노면 상태도 최적이다. '로드는 이렇게 달리는 거야' 하고 외치듯 거침없이 페달을 돌린다. 사람들이 분원리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것이구나 싶었다. 적당한 업다운의 반복으로 훈련에 안성맞춤 코스이다. 신나게 내달리다 보니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아쉽다. 다음번엔 분원리 이곳저곳을 세세히 돌아보고 경험하고 싶다. 그만큼 매력적인 코스이다.



한겨울이 되면 로드 라이딩은 힘들어진다. 노면상태가 라이딩에 큰 변수인데 특히 로드는 빙판길에 무척 취약하기 때문이다. 아마 12월까지만 로드 라이딩이 가능할 것 같다.


로드에 입문한 올해. 참 많이 달리고 배우고 익혔다. 확장된 외연으로 라이딩은 더 즐거워졌다. 나의 라이딩이 자리잡도록 열심히 도와준 동료들 덕분이다. 항상 감사한다. 내년엔 또 어떤 놀라운 세계가 펼쳐질지 지금부터 기대되고 설렌다.


라이딩. 끝이 없는 즐거운 세계.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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