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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May 10. 2019

누구나 마음속에 바다 하나, 동해안 라이딩(4)

물치해변~하조대 해수욕장 왕복 40km 2019.5.4


이름 없는 날도 봄이 되더라

이름 없는 꽃도 향기롭더라


이름 없는 어느 봄날에 바다를 찾는다.

바다는 특별하다.

마음고향 같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도 왜 항상 바다가 고플까.

그 마음 고이 접어 오늘도 그 푸르름을 기대하며 봄바다로 떠난다.




일시 : 2019.5.4

코스 : 물치해변 ~ 정암해수욕장 ~ 낙산해수욕장 ~ 양양 남대천 ~ 동호해변 ~ 하조대 해수욕장 왕복 40km

자전거 : 로드바이크






동해안 해변길을 수없이 달렸지만 어찌 됐는지 이 구간을 달린 기억은 많지 않다. 오늘은 초보자도 부담 없는 거리에 경치도 구경하고 고즈넉하게 바닷가도 즐길 수 있는 물치해변 ~ 하조대 해수욕장을 달린다.


물치해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정암해변을 향한다. 도로 옆 자전거길은 정암해변에 들어서면서 데크길로 바뀐다. 해변 바로 옆에 데크로 쭉 뻗은 자전거 길이 시원하다. 간간히 걸어가는 도보자들만 조심하면 별 어려움이 없다.


정암해변 데크길
정암해변


정암해변을 지난 자전거는 후진항을 지나 설악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여기부터 자전거길 표시가 사라진다. 길을 잃기 쉽다. 일단 마을로 들어가 본다. 길옆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파란선을 찾았다. 마을길과 국도가 만나는 곳까지 가서 좌측을 보면 낙산사로 향하는 테크가 보이고 그 끝에 낙산사 입구가 있다. 자전거길은 계속 이어져 낙산사 유원지를 지난다.



후진항 부근
낙산사 입구


낙산해수욕장을 지나면 아름다운 남대천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아름다운 우리 강 탐방로 100선으로 선정된 환상적인 길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만개한 벚꽃으로 봄향연이었을 것이다. 자전거길 아래에는 생태탐방로도 있어 걷는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다.


남대천은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법수치 계곡을 흘러온 물과 구룡령에서 발원해 흘러온 물이 합쳐졌다. 이 물은 다시 동해로 흘러간다. 남대천은 봄에는 황어, 7~8월에는 은가, 10~11월에는 북태평양에서 3년 이상 자라난 연어가 다시 돌아오는 모천이기도 하다. (출처 네이버)


그래서 자전거길도 '연어 자전거길'이라는 이쁜 이름이 붙어있다. 벚꽃이 없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남대천 연어 자전거길을 달린다. 이 길이 끝날 무렵 갈림길이 나온다. 왼편은 다리 아래로 가서 양양전통시장과 만나고 오른편은 다리를 건너 설악 쏠비치 리조트 앞을 지난다. 오른편으로 가야 편하게 자전거길을 달릴 수 있다.



봄날의 연어 자전거길 (출처 네이버)
남대천 연어 자전거길
다리에서 본 남대천
남대천 갈림길 - 오른편으로 가서 다리를 건넌다


쏠비치 리조트를 지나면 잠시 바다가 보이지 않는 내륙길로 접어든다. 마을길도 지나고 공사구간도 지난다. 그래도 길 옆에 파란선을 따라 가면 무리 없이 자전거길을 따라갈 수 있다. 한차례 약 업힐이 나오고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뻥 뚫리며 저 멀리 동호해변이 근사히 펼쳐진다. 오늘 라이딩의 최고의 뷰이다. 신나게 다운을 해서 동호해변에 도착한다.



멀리 보이는 동호해변 (출처 네이버)
동호해변
운치 있는 흔들 그네


동호해변은 운치 있고 조용하다. 백사장도 넓고 멋스러운 카페들도 있다. 흔들 그네에 앉아 낭만에 젖어본다. 작년 겨울 이곳에서 일출을 봤던 기억이 있다. 고요하고 장엄함 일출이었다. 그때의 강렬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하조대 해수욕장을 향해 떠난다



동호해변 일출
겨울의 동호해변


하조대에 도착했다. 이곳조선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말년을 청유했던 까닭에  그 명칭이 유래되었 전해진다.


과연 해변이 넓고 원하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았지만 바다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서핑을 하거나  낚시를 거나 모래놀이를 한다. 도 해변에 자리를 잡고 가볍게 선탠을 했다.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비타민D 부족이라는 판정을 받았다.'이렇게 자전거를 자주 타는데?' 하며 의문스러울 수 있지만 해 뜰 때 출근하고 해진 후 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평일 햇볕 볼 시간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자전거 탈 때만이라도 햇빛을 많이 쐬고 싶어서 반팔 반바지에 버프도 하지 않는다. 올해과 더 친해져 구릿빛의 피부를 갖는 게 작은 소망이다.



하조대 해수욕장 가는 길


하조대 해수욕장에서의 망중한을 뒤로하고 온 길을 되돌아 간다. 원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지겨워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다음에 다시 달릴 걸 생각해서 을 익혀두는 즐거움이 있다. 올 때보다 더 빠르고 즐겁게 달려 오늘의 라이딩을 마무리했다.


올 때마다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동해에서의 라이딩은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바닥에 그려져 있는 자전거 표시만으로도 흥겹고 신이 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만드는 쉼표.

나의 라이딩은 오늘도 근사한 휴식이다.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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