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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당 Dec 11. 2016

서른, 직전, 여행 - 제주도 3

저는 꿈꾸던 서른이 될 수 있을까요? 서른을 앞두고 떠난 여행기.

제주도 탑동방파제에서 산책을 하면 5분마다 한번씩 하늘위에 비행기를 볼 수 있다.

어제 봤던 유희열의 스케치북.

전인권 아저씨가 나와서 서른 즈음에를 불러주셨는데

그렇게 가슴에 와 닿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인권 아저씨의 목소리와 그 가사.


<서른 즈음에 - 김광석>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______


머물러 있지 않는 청춘.

비어 가는 내 가슴.

떠나간 내 사랑.

그게 서른인가 봅니다.


서른은 무뎌져야 되는 걸까요?

빠르게 스쳐 지나갔던 내 청춘과 비어진 가슴.

떠난 내 사랑에 슬퍼할 겨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뎌져야 되나 봅니다.

많이 무뎌져야.



스쿠터를 원래 하루만 빌리기로 했습니다.

근데 제주도에서 탔던 스쿠터가 너무 재미있었고

제주도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던 그 날 아침 산책길에 바로 스쿠터 대여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너무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는 탑동방파제

이번에는 제주도 오른쪽으로 떠났습니다!

오른쪽으로 떠나기 전에.

든든한 한 끼를 먹기 위해서 스쿠터를 끌고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는 동태찌개를 먹으러 갔습니다!

동태찌개, 빨갛게 맵게 먹을 수도 있고 지리 처럼 맑게 먹을 수도 있는 슬기식당

자, 제주도 슬기식당 사진.

이게 다입니다.

나오자마자 배가 고파서 사진 찍을 새도 없이 폭풍 흡입했습니다.

근데 정말 맛있습니다.

정말 시원하고 동태도 살이 탱탱해서 너무 맛있었습니다.

맛있게 먹고, 스쿠터를 타고 고고싱...!!


첫 번째 도착지는 삼양검은모래해변 입니다.

정말 검은모래해변인가 싶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파도가 멋졌습니다.

파도가 멋있어서 멍하니 서서 파도 구경 30분.

맑은하늘, 높은파도는 멋진 바다다

바다가 멋진 건 파도가 있어서 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주도 바다를 멋지게 해주는 건 하늘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파도를 구경하고 다시 출발.


그다음은 함덕해변입니다.

함덕해변에 온 이유는 제주도에서 유명한 카페인 델문도가 있어서였습니다.

델문도. 참 뷰가 좋은 카페입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던 델문도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너무 많아서 조용히 커피 마시기는 불가능.

들어갔다가 바로 나와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블랙드럼 카페!

블랙드럼 카페는 제 전 직장 1층에 있던 카페였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블랙드럼 사진이 이것 말곤 없다.

원래 블랙드럼 커피는 원두도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제주 함덕점은 원두 선택은 못한다고 합니다.

조용히 바리스타와 나만 있던 블랙드럼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주도에서 살면 나는 무조건 바닷가 근처에 살고싶다.

나중에

멀지 않은 미래에

나는 반드시 제주도에 내려와서

바닷가가 보이는 카페 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훅 들었습니다.


이번에 제주도 내려가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가장 확실하고 가슴에 남았던 생각은 멀지 않은 미래에 제주도 이민입니다.

(며칠 뒤 제주도 부동산에 들어가 땅값을 알아보기 전까진)


커피도 마시고

바닷가도 구경하고

다시 제주도 오른쪽으로 달려갑니다.


다음은 김녕 성세기 해변.

또 제주도 해변입니다.

바다가 좋아서 그냥 또 해변입니다.

스쿠터 타고 제주도 안쪽으로 들어가면

맛있는 것도 많고 볼 것도 많은 거 아는데

그냥 해안도로 따라서 쭉 스쿠터를 타고 달렸습니다.

한국같지 않은 제주도 김녕성세기해변

바람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제주도는 돌, 여자, 바람이 많다더니

정말 바람이 많이 붑니다.


얼마 전에는 태풍으로 풍력발전기의 날개 하나가 부러질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다고 합니다.

날개 잃은 풍력발전기, 저걸 어떻게 복구할 지 궁금하다.

김녕 성세기 해변은 주변에 이렇다 할 카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조용해서 좋고, 아름다워서 좋았습니다.

산책로도 잘 되어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많이 걸었습니다.

무념무상.

바람에 잡념을 날려 보내고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또 달렸습니다.

만장굴로 가는 길.

만장굴로 가는 길에 스쿠터를 타고 왕복 2차선 시골 도로를 신나게 달렸습니다.

아마 다음에 또 제주도에 오면 스쿠터를 탈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은 마음으로 도착한 만장굴

유네스코 3관왕, 만장굴

만장굴은 엄청 긴 동굴입니다.

세계적으로 큰 동굴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만장굴.
만장굴의 끝

만장굴...

한 번쯤은 가볼만한 것 같습니다.

한 번만요!

긴 동굴을 걷으면서 너무 좋은데 아마... 다음에 오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장굴을 구경하고

제주도 오른쪽으로 달렸던 이유.

비자림에 도착했습니다.

피톤치드가 충전되는 비자림

비자림은 추천받아 왔습니다.

비자림은 제주도 숲인데

정말 걷기 좋습니다.

가파르지도 않고 산림이 우거져 너무 좋았습니다.

피톤치드가 엄청 충전되는 비자림이었습니다.

한 시간 반 정도 걸으면 전부 다 볼 수 있습니다.

최대한 천천히 걸었습니다.

비자림은 아마 나중에 또 올 것 같습니다.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고 정말 힐링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숙소로 컴백.

아침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팠습니다.

친구가 추천한 당근케이크 맛있는 카페로 달려가려 했으나

카페가 화요일이 휴점이랍니다...!!!

1층은 1300K 샵, 2층은 카페

그래서 가다가 발견 한 카페.

마을회관처럼 생긴 카페

에코브리지 커피 1300K!

당근머핀과 유자차. 역시 맛있는건 굶고 먹어야 제 맛.

당근케이크는 없다고 하여

당근 머핀과 유자차를 시켜서 잠시 몸을 녹입니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 스쿠터가 흔들릴 정도.

그리고 너무 추워져서 오들오들 떨다가

점심도 안 먹고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제주도 어느 오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이번에 제주도 내려가서 조금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맛있는 당근케이크를 못 먹은 것입니다.

아마 다음에 제주도에 가면 당근케이크부터 먹을 것 같습니다.


당근케이크를 맛있게 먹고....

그 이후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아무리 스쿠터 액셀을 당겨도 속도가 안 납니다.

그리고 스쿠터가 흔들릴 정도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스쿠터 기름도 떨어져서 주유소를 찾아 헤매었습니다.

어찌어찌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바람을 해치며 달리고 달려서 숙소에 도착.


일단 너무 추웠던 몸을 뜨거운 욕조에 담갔다가

잠깐 눈을 붙였다가 일어나니 밤.


배가 고파 어디를 갈까 하다가

돈가스를 먹었습니다.

제주도 돼지고기로 만든 돈가스를 파는집에서 생선까스를 먹었다.

제주도에서는 돼지고기는 무조건 제주산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육지나 다른 나라 돼지고기는 아예 들어올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제주도산 돼지고기로 돈가스를 만들어서 파는 돈가스집에서

생선가스를 시켜먹었습니다...

나름 맛은 있었으니 패스.


그리고 산책.

전날은 구름이 많아 슈퍼문이 안보였는데

이날은 정말 보자마자 슈퍼문이다 할 정도로 정말 큰 달이 떴습니다.

추운데 달려서 그랬는지

일찍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은 어딜 갈까 하다가

우도로 떠났습니다!

.

.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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