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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당 Dec 24. 2016

서른, 직전, 여행 - 제주도 4

저는 꿈꾸던 서른이 될 수 있을까요? 서른을 앞두고 떠난 여행기.

날씨가 정말 좋은 제주도를 만나게 된다면 주저없이 스쿠터를 탈 것 같다.

이런저런 일들로 정신없고 바쁜 12월 말입니다.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서른.


청춘이라는 말이 어디까지를 청춘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여행기와 함께 서른에 대한 제 생각을 쓰고 있지만(싸지르고만 있지만)

준비된 게 없습니다.

정말 타기 싫은, 안전바가 내려와 올라가지 않아 나갈 수 없는,

조금 뒤 땅으로 미친 듯이 처박힐 것만 같은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꿈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나라는 사람은 존재감도 없었고 두리뭉실했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다움이 없이 백지처럼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젠 나라는 사람에게 도 브랜딩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누군가를 생각하면 느껴지는 딱 하나의 그것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서른을 맞이 하고 싶습니다.


열흘 뒤 저는 서른이 됩니다.


제주도 날씨가 정말 좋긴 했습니다만,

바람도 많이 불고 전날 스쿠터를 타다가 제주도 바람에 날아갈 뻔했던 터라.

일단 스쿠터를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스쿠터를 반납하고 숙소까지 산책을 하면서 천천히 제주바다를 보면서 걸었습니다.

용두암 근처, 역시 제주도 바다, 제주도 하늘

일단 숙소에 도착해서 욕조에 몸 한번 담갔다가

어딜 갈까 하다가 나중에 나중에 가려고 아껴뒀던 우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우도를 가기 위해선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성산항 가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일단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오면 제주도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시간대가 잘 맞아서 그런지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성산항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우도가는 배는 성산항에서 탈 수 있다. 71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성산항에 도착해서 우도 가는 배표를 예매하고

우도 가는 배에 탔습니다.

우도도항선에는 항상 사람이 많다.

우도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얼마 걸리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우도까지 가는 길이 아름다워서 일지도 모릅니다.

제주도 우도라는 섬은 뭔가 감성이 가득한 섬인 것 같습니다.

흔히 커플끼리 많이 가는 섬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역시 여행이라면 빠질 수 맛있는 집이 가득가득하기도 하고

그리고 걷기 참 좋습니다.

우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아마 올레길 걷기였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환영합니다. 아름다운 우도

우도에 내리면 스쿠터, 전기차, 요상하게 생긴 오토바이도 아닌 것이 이상한 것을 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비싸기도 하고 날씨도 너무 좋아서 일단 걷기로 했습니다.

우도는 물이 더 좋은 것 같다.

우도는 제주 올레길 1-1코스입니다.

걷기 참 좋습니다.


지나가다가 만난 문어빵 하나 폭풍 흡입하고

쭉 올레길 따라 우도 한 바퀴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2천원인데 크고 맛있었던 문어빵
안에 모짜렐라치즈가 가득가득 하다.

우도는 물이 더 맑은 것 같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적당히 따뜻한 바람에

바다와 길이 가까워서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혼자 걷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사람이 많이는 있지만 걷는 사람은 저 혼자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탈 것을 빌리고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음... 굳이 꼭 뭘 타서 빠르게 지나가야 싶었습니다.

걸으면, 더 느리게 걸으면 빠르게 걸었을 때보다

볼 수 없었던걸 보기도 하고 느낄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걸어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서울에는 영하로 떨어진다. 날씨가 춥다 하는데

제주도는, 우도는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왜 어른들이 그렇게 꽃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놓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꽃은 이쁩니다.

어여쁩니다.

길가에 핀 저 꽃은 우도를 걷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자.

앉을 수 없다.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가진 의자.

앉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혼자 여행이 너무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외롭기는 합니다.

누가 말을 안 걸면 하루에 한마디도 안 하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혼자 가는 여행이 그리 나쁜 것도 아닙니다.

내가 먹고 싶은걸 먹고, 보고 싶은걸 보고, 있고 싶을 때까지 있을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으니까요.


신나게 돌아다니다 떠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항구 쪽에서 기다리다가

엉클 망고 한 잔.

100% 생망고로 만든 망고주스랍니다.

맛은 있는데 조금 비쌉니다.

엉클 망고도 홍콩 허유산 만큼은 아니렸다.
엉클망고에서 만났던 수많은 흔적들.

성산항으로 돌아와 숙소까지 다시 왔습니다.

피곤해서 지칠 대로 지쳤던 나머지

숙소에 오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우도사진은 이게 다입니다...;;;


너무 돌아다니는 거에 집중했던 나머지

사진을 그리 많이 찍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많이 많이 찍어 남겨놔야겠습니다.


다음날은 제주도 시내 투어였습니다!

.

.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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