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꿈꾸던 서른이 될 수 있을까요? 서른을 앞두고 떠난 여행기 에필로그
다양한 헤어짐과 동시에 시작한 서른 직전 여행.
벌써 그 여행을 갔다 온지도 두 달이 넘어갑니다.
그리고 제가 서른이 된지도 곧 한 달이 넘어갑니다.
서른.
서른.
서른.
서른 직전 여행을 통해서 서른을 맞이하기 전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채우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었습니다.
지치고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 위한 여행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
2016년 11월, 오키나와로 출발하기 전 그때 그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느꼈던 그 두근거림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아마 그 두근거림을 가지고 살아가겠죠.
여행을 다녀오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까지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널브러져 보겠느냐 싶어서
잉여롭게 생활했습니다.
조금은 후회가 되긴 합니다.
뭐 그렇습니다.
세상은 제가 여행을 떠나기 전과 달라진 게 단 한 개도 없지만
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서른, 직전, 여행이 끝나고 난 뒤.
이렇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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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없이 잉여롭게 생활하다가
2016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는 만큼 저도 성장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쉬는데도 이런데 오는 이유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이라는 걸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런데 처음 와보긴 했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호사스러운 도시락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키나와부터 제주도까지.
일본도 한국도 박근혜와 최순실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고,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에서 촛불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같이 촛불을 들지 못한 죄스러움이 여행 내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자마자 촛불도 들었습니다.
여행 내내 커피를 달고 살아서 그랬는지...
커피가 없으면 힘들어지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큰 맘먹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머신을 들였습니다.
요 근래 돈 쓴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듭니다.
잉여롭고 여유 있는 시간시간.
멀리는 가지 못해도 여기저기 많이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케아.
이케아는 역시 먹는 거죠!
그리고,
좋은 곳과 인연이 되어
다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압구정 로데오에 있는 사무실이 멋있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올해 추석에는 마카오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행 후유증 중에 하나인 가지도 않을 비행기표 알아보기 병에 걸려
이래저래 알아보다가 추석 연휴 치고는 싸게 마카오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오래 남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바로 직전,
여행 전야에 만났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종무식 이후 잠깐의 시간이 생겼습니다.
뭘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올해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부산으로 떠났습니다.
SRT를 타고 내려갔는데 나름 괜찮았습니다.
부산...
개인적으로는 사연이 많은 도시입니다.
왠지 내려가는 그 길이 먹먹해질 만큼.
정말... 부산은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아, 그리고 저는 제 인생의 목표를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딱 지금으로부터 5년 뒤에 저는 결정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디로 갈 것이냐, 어떻게 살 것이냐 라는 고민을 끊임없이 할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책을 많이 읽을 예정입니다.
이제야 느낀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읽을 예정입니다.
매거진 B 1편인 프레이탁부터 최근호인 무인양품까지 모두 질렀습니다.
희소식!
이제는 전 회사가 되어버린 파킹클라우드에서
제가 담당했던 광고가 상을 탔습니다!
심사위원 특별상.
너무나 애착이 가고 아쉬웠던 광고이지만
이렇게 상을 하나 선물해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고 있고,
숙련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달라진 건 크게 없습니다.
뭐... 무언가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이지만 딱히 찾을 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며 아프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면서 하나하나씩 알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
무결점 인생은... 없다는 걸 하나 느꼈습니다.
사랑에 아프고, 일에 치이고, 사람에게 데이고 등등 뭐 그런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이 저를 키워줄 거라 믿습니다.
이별에 아파하며 떠났던 여행.
이젠 그 아픔이 흉터가 돼버려 아프진 않지만
한 두 번씩 꺼내보면 아프긴 할 것 같습니다.
이 여행기를 얼마나 많은 분들이 봐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여행기를 봐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다음 여행까지.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