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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당 Nov 20. 2016

서른, 직전, 여행 - 오키나와 1

저는 꿈꾸던 서른이 될 수 있을까요? 서른을 앞두고 떠난 여행기.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의 우도. 우도는 시속 30km로 다닐 수 있다.


30.

저는 곧 서른이 됩니다.

곧 스무 살이 되던 10대 후반에 느꼈던 그 기분과는 뭔가 다른 듯합니다.


서른.

제가 어릴 적에 생각했던 서른은 완성의 나이였습니다.

번듯한 직장에

차도 한대 있고

결혼도 하고

안정적이며

멋진 인생을 사는 그런 사람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제 생각도 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불안해졌습니다.

서른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저는 아직 서른을 맞이하기 위한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거든요.


저는 (다른 분들은 위에 적힌 멋진 인생을 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꿈을 찾아 헤매고 있고

그 흔한 차도 없고 (운전도 미숙)

불안정, 불완전한 인생을 살고 있는

그리 멋지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서른,

저는 서른을 코앞에 두고

머리와 가슴속에 담아놓고 외면하기 바빴던

고민과 생각을 품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 전야>

강남역 주변에 정말 멋졌던 펍에서 여행 전야를 맞이하였다.

퇴사.

서른을 코앞에 두고 저는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지친 몸과 마음이 저를 갉아먹는 저를 발견했기에,

꿈을 잃고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오대수 인생을 살고 있는 저를 발견했고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내 모든 걸 다 받쳤던 회사를 나오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

우리는 동료가 아니라 동지라고 말했던 그 사람들과의 이별.

슬프지만, 아쉽지만.

저는 떠났습니다.


여름휴가를 여름에 안 쓰고 11월 중순에 제주도로 떠나려고 이미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해놨었지만

퇴사로 인하여 그 일정을 당겨놓은 상황에서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를 찾는 이유 중 하나.


오키나와의 츄라우미 수족관.

오키나와를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합니다.

영화 스크린보다 더 큰 벽면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고

그 안에 수많은 해양생물,

특히 고래상어가 헤엄치고 있는 그 츄라우미 수족관.

츄라우미 수족관은 세계 3대 아쿠아리움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이 사진을 수요일 밤에 보고

목요일 오전에 오키나와행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했고

금요일에 퇴사를 했으며

토요일에 떠났습니다.


사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습니다.

갑자기 맞이한 자유를 누리고 싶었습니다.

의외로 저렴했던 오키나와 비행기 값 (왕복 15만 원)


급하게 준비하고 떠났습니다.


역시 여행사진의 시작은 여권과 탑승권 사진


저는 공항의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뭔가 두근거리는 기분.

어떤 이는 떠나고, 어떤 이는 만나는 그 공항.

공항에 들어가서는 끊임없이 돌아다녔습니다.

사지도 않을 면세점에서 아이쇼핑.

활주로가 보이는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비행기에 타고,

창가 자리에 앉아,

오키나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급하게 떠나는 여행이라 여행 스케줄 없이 떠난 여행.

무계획이라 더 기대되는 여행.


역시 창가자리가 가장 좋다.


인천에서 오키나와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오키나와 비행기는 제주도 하늘길을 스쳐갑니다.

우연히 만났던 제주도가 그렇게 반가웠던 오키나와 가는 길이었습니다.


오키나와 가는 길. 제주도 하늘 위에서 만난 제주도


조금은 지루해지려고 하던 그때.

오키나와 나하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자마자 첫 느낌은 덥다 였습니다.

오키나와는 11월임에도 불구하고 반팔과 반바지를 입을 만큼 덥습니다.


웰컴, 오키나와!


공항에 내려서 캐리어를 끌고 이미그레이션까지 가는 그 길에 만난 웰컴 오키나와.

이미그레이션까지 마치고 나와 숙소가 있는 오로모마치역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합니다.

모노레일에는 여행객이 가득했다.

오로모마치역 까지는 11개 정거장입니다.

숙소는 오로모마치역에서 5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호텔 호케 클럽 나하 신토신입니다.

급하게 떠나는 여행인지라 숙소 예약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마침 떠나는 날이 토요일이라 웬만한 숙소는 전부 예약되어 있었거든요.

어떻게 찾아서 들어간 호텔이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몇개층이 공사중이였지만 그래도 괜찮았던 숙소

일단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기 도전에 욕조에 몸을 담그고

한 숨 잤습니다.

급하게 떠났던 여행.

새벽부터 움직였던 터라 피곤했나 봅니다.


일어나니 저녁이었습니다.

무얼 먹을까 하다가 일단 나하 국제거리로 나갔습니다.

북적북적한 나하 국제거리

나하 국제거리는 오키나와에서 가장 시끌벅적하고 사람도 많은 거리입니다.

1.6km 쭉 뻗은 거리 좌우로 수많은 잡화점, 레스토랑, 쇼핑몰이 몰려있습니다.

무얼 먹을까 하다가 찾은 백화점 푸드코트.

뎀뿌라정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오키나와의 배스킨라빈스(?)

블루씰에서 후식까지 마무리하고 숙소로 복귀하여 그렇게 1일 차 여행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여행은 2일 차부터였습니다.

혼자 다니기엔 교통편이 좋지 못한 오키나와라서

투어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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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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