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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당 Nov 26. 2016

서른, 직전, 여행 - 오키나와 3

저는 꿈꾸던 서른이 될 수 있을까요? 서른을 앞두고 떠난 여행기.

바다뷰만 멋있는게 아니였다. 시내뷰도 멋있었던 숙소. 침대에서 눈을 떴을때 보였던 그 장면.

어른이 된 나이. (어르신 분들이 보시기엔 똑같이 애들일 수도 있겠지만)

알리바바 마윈은 "서른다섯이 넘어서도 가난하면 네 책임이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남 탓 하기엔 너무 많은 나이입니다.

다 제 탓입니다.

책임감이 두 어깨 위를 무겁게 누르는 나이입니다.

남다릅니다.


행복.

저는 행복하고 싶습니다.

제 가족, 그리고 제가 사랑할 사람에게 제가 힘들게 얻은 행복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아직은 나눠줄 만큼 행복하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행복을 나눠주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오오오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건강.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 중에 하나는 건강해야 될 것 같다입니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채 갔던 여행이었으나.

마음은 복구가 되었으나 몸이 복구가 안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고, 여행도 갈 수 있고, 즐거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른.

서른.

서른.

지랄 맞은 서른이 저에게 오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3일째>


3박 4일이지만 마지막 날은 일찍부터 공항으로 가야 했기에

실질적으로 오키나와에서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근처에 있는 슈리성으로 갔습니다.

슈리성까지는 오로모마치 역에서 모노레일로 슈리 역 종점까지 가면 됩니다.


오키나와 여행.

제가 오키나와에 고마웠던 것 중에 하나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는 점입니다.

구름 하나 없이, 따뜻했던 오키나와에게 너무 고마웠다.

모노레일을 타고 슈리 역에서 내려 슈리성까지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면 됐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여행을 가면 최대한 많이 걷습니다.

차를 타면 볼 수 없던 그런 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키나와에서도 그랬습니다.

최대한 많이 걷고 걸으며 보는 모든 것을 눈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일본의 골목길,

잘 정리되어 있던 그 길, 그리고 따뜻했던 날씨와 햇빛.

일본의 어느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쁜 길, 멋진 집을 볼 수 있었던 오키나와 슈리성 가는 길

걷다 보니 조금 헤매긴 했지만

슈리성에 잘 도착했습니다.

슈리성은 류큐왕국의 국왕들이 머물렀던 성으로 세계 2차 세계대전 때 소실되었으나

1992년 복원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풍의 성이 아니라 중국풍의 성이었습니다.

이유는 일본보다 중국이 가까워 중국의 문물을 먼저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뭐... 그렇답니다.

사실 이런데 가면 이런 백데이터 보고 가는 건 아닙니다.


마치 소림사 같은 것이 내가 알던 일본의 성 과는 크게 달랐던 슈리성

아침부터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은 어딜 가나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 학교에서 단체로 온 학생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슈리성은 유료 구역과 무료 구역이 있습니다.

무료 구역은 성 주변을 산책처럼 걸을 수 있는 코스이고

유료 구역은 작은 박물관처럼 슈리성 내부를 다닐 수 있는 코스입니다.

기왕에 왔으니 유료 구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유료구역은 660엔.

휘황찬란했던 슈리성 입구.

아무리 봐도 소림사 같은 것이 중국풍입니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아래 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화려했지만 뭔가 담백함이 있었던 슈리성 입구

유료 구역은 내부에 있습니다.

성이 크다 보니 내부에 통로에 다양한 전시품과 설명이 적혀있었습니다.

하지만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구역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촬영이 가능한 구역이 나옵니다.

슈리성을 나와서 무료 구역을 조금 돌았습니다.

역시 날씨가 너무 좋아 걷기 좋았습니다.

슈리성이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성에서 시내 쪽을 바라보면

저 끝에 바다가 보입니다.

이렇게 슈리성 투어를 마치고...

어디를 갈까 슈리성 자판기 앞에서  구글맵을 켜보니

근처에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힌

긴 조초 돌길을 걷고 싶어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긴 조초 돌길은 슈리성 바로 옆에 있는 길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길 100선에 뽑혔다는 표지판도 있었다.

역시 아름다웠습니다.

조용하고 나무가 우거진 길이였습니다.

그런 길이였는데

아침부터 커피를 못 마셔 카페인이 필요했습니다.

슈리성에 그래도 뜨거운 커피라도 편의점에서 팔 줄 알았는데 어느 곳에서도 커피를 파는 곳이 없어

카페인 부족에 온 몸이 지쳐 쓰러지기 직전에

제 인생 최고의 카페를 만나게 됩니다!


이름은....石....茶.....잘은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카페 였습니다.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뜬금없이 만난 카페 치고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카페였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주인이 상냥하게 맞아주었던 그 카페.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게를 정리하고 있던 그 주인분이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메뉴판은 한글로 되어있어 주문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지금 네이버에 찾아보니 "이시다 타미 차야 마다마"라는 카페라고 합니다.)


이 카페에 제가 감동했던 건 바로 테라스였습니다.

카페뷰가 이렇게 좋을 수가.

테라스석에 앉았습니다.

테이블을 바라보고 있던 의자를 돌려

아름다운 뷰가 잘 보일 수 있게 앉았습니다.

멍.... 해집니다.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좋은 날씨. (계속 말하게 되지만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좋은 뷰.

정말 맛있던 커피까지.

3박자가 골고루 갖춰진 카페였습니다.

뜨겁디 뜨거운 아메리카노도 원샷 때렸던 내가 커피잔에 담긴 커피를 1시간 넘게 마셨습니다.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아름답던 오키나와를 구경하면서 1시간 동안 있었습니다.

정말 다음에 다시 오키나와에 온다면 여기는 꼭 올 것 같습니다.

다 마시고 나가려고 하니 주인 할아버지가 저에게 오키나와 도넛을 선물로 건네주었습니다.

뷰에 감동, 친절에 감동했던 오키나와 슈리성 근처 카페였습니다.


카페에서 내려와 다시 숙소로 갔습니다.

오키나와는 따뜻함과 더움 사이에 날씨였습니다.

오래 걷기엔 조금 힘들었나 봅니다.

잠시 30분 동안 낮잠을 자고 다시 걸으러 나갔습니다.


오키나와 마시키 공설 시장에 왔습니다.



일단 배가 고파 밥을 먹기 위해 구글링을 해서 찾은 밥집!

그런 밥집이었는데 그냥 오키나와 판 김밥천국이었습니다.

약간은 실망했지만 배는 고팠기에

가장 만만해 보였던 카레+국수세트를 시켰는데

역시 한국이나 일본이나 그림과 실제가 다른 건 똑같았습니다.

으즈므니....뭔가 틀린데요?

가게 이름이 어딘지 기억은 안 나는데...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뽑은 맛집이라고 합니다.

왜 뽑았는지 이해는 잘 안 갔지만

블로그 보고 온 한국인들과 중국인들만 잔뜩 있었던 밥집이었습니다.


그렇게 밥을 먹고 시작한 시장 구경.

시장은 굉장히 깨끗하고 정리된 느낌이었습니다.

오키나와는 뱀이 많다더니 뱀술도 팔고 있었습니다.

54000만 엔..

또 걷고 걸어 시장 근처에

츠보야 도자기 거리로 갔습니다.

도자기 거리로 가고 있는데 무심코 옆에 있던 빌딩에 층별 안내를 봤는데...

포켓몬 스토어!!!?

포켓몬 스토어를 발견하고 좋다 하고 뛰어 들어갔건만...

그냥 편의점 같은 포켓몬 스토어였습니다.

에이..

심지어 비싼 포켓몬 스토어

그렇게 흥분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츠보야 도자기 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츠보야 도자기 거리는 작은 공예품부터 큰 작품까지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한국의 인사동 거리와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웠던 츠보야 도자기거리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아 조용히 천천히 걸으며

샵에 들어가서 여유롭게 도자기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큰 구경거리는 없었지만 왠지 모를 여유와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츠보야 도자기 거리였습니다.

아침 9시부터 쉼 없이 걸었더니 오후 5시가 넘어서 숙소에 들어왔습니다.

뻐근한 몸을 따뜻한 욕조에 담그고 여유를 즐겼습니다.


저녁은 뭘 먹을까 하다가...

어제 먹었던 그 메뉴를 또 먹었습니다.

오키나와 오면 오키나와 소바나 뭐 그런 걸 먹어야 된다고 하는데

알고 보니 점심에 먹었던 게 오키나와 소바였습니다.


100엔이나 할인!!!

을 사고...

오키나와의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하여

스타벅스에서 민트차 한 잔.

스타벅스에 인테리어는 어딜 가도 비슷해서 좋다.

마지막 날.

초밥을 마무리를 하고

다시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갔다가

바로 잠들었습니다.


많이 걸었던 하루.

날씨 좋았던 하루.

인생 카페를 만났던 하루.

그렇게 오키나와의 3일 차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

.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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