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 우리 남매의 중심! 둘째 누나

by 윤종혁

내게 둘째 누나는 각별하다.

4남매 중에서 내 바로 위의 누나이고 나는 서열 꼴찌인 막내다.

큰누나와 형 하고는 나이차가 나서 그런지 엄마 아빠 같고 바로 위의 이 둘째 누나는 그나마 나하고 5살 정도 차이가 나서 친구처럼 아주 가까웠다.

어릴 때 내게 같이 놀아주고 장난감도 사주고 누나가 직장에 다닐 때에는 내게 메이커 옷 등등 입히고 운전도 가르쳐주고 다른 지역에 여행도 데리고 다녀주고 했다.

그 누나는 우리 남매 중에 제일 똑똑하고 똑 부러지고 공부도 잘해서 우리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우리 남매들한테는 중심적 역할을 하였다.


어릴 때 아버지는 자주 술을 드시고 그런 날에는 무섭게 술주정을 해서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그럴 때 둘째 누나는 어린 아기였던 내 손을 잡고 옆동네에 사는 외갓집이나 고모집으로 얼른 도망쳤다.

그런 아버지가 정말 싫었고 무서워서 우리 둘이는 서로 부둥켜안고 서럽게 울곤 했다.

이런 어린 시절을 같이 경험해 오면서 자랐다.


어느새 50이 넘은 중년이 된 나는 아직도 누나와 자주 왕래한다.

사는 곳도 가까이 있어 자주 얼굴을 보고 누나네 식구들과도 관계가 좋다.

근데 그 누나가 불과 몇 년 전에 갑자기 심각한 병에 걸리고 말았다.

쉽게 말하면 파킨슨 병인데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서 나 포함 주변 사람들이 많이 당황한다.

글을 쓰는 지금 가슴이 먹먹해져 와서 비 오는 여름밤에 잠시 밖에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들어왔다.

이번 여름은 왜 이렇게나 무더운지 나도 더위에 지치지만 몸이 불편한 누나는 얼마나 더 힘들까?

그전에 엄마가 편안히 하늘나라로 갈 때는 그렇게 슬프진 않았는데 이 병에 갑자기 걸린 누나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려온다.

한창나이에 자기 몸을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그 고통 얼마나 괴로울지 말이다.


다행히 누나를 만나러 가면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띤다.

그 모습이 예전에 엄마 장례 치를 때 엄마 영정사진이 그렇게나 이뻤는데 누나도 요즘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이쁘고 환하다.

그리고 그 병을 잘 견뎌내는 누나가 참 자랑스럽고 말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고 콧물이 흐른다.

사람 삶이 매번 행복하고 즐거울 수 없을 터 이 슬픔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함을 문득 느껴진다.


나는 틈이 나면 누나를 보러 간다.

조금이라도 이 이쁜 누나와 함께 하고 싶고 이쁜 추억을 많이 남기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내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이면 두 팔 걷고 도울 것이다.


노래가사인지 드라마 대사인지 몰라도 이 말이 떠오른다.

"있을 때 잘해"

사람이 같이 있을 때 그것이 식구이든 애인이든 친구이든지 간에 충분히 서로를 위하고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겨 놓았으면 한다.

우리 서로 많이 위하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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