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문
40대 초반부터는 어느샌가 목표라는 게 생겼다.
현재 아무 기술이 없는 노후에 대한 대비책일 수도 있고, 나만이 잘 할 수 있는 특기를 개발하고 싶기도 하고, 또 돈 좀 벌어서 멋진 일제 스포츠카인 GR86 모델을 굴릴 수 있는 여유도 가지고 싶고 무엇보다 남들이 보기에도 폼나는 능력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었다.
한창 돈 많이 벌 나의 3-40대는 그야말로 우울한 때였다.
너무나 착하고 여린 성격과 끔찍했던 무직기간과 또 취업했더라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그만 화병이라는 병을 얻어 그 좋은 나이대를 그냥 보낸 흑역사가 있었다.
사람마다 본인이 어떻게 살고자 하는 생각이나 다짐 같은 것이 있었을터인데 그게 각각 깨닫는 시기가 다 다른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대학 졸업을 해서도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 이걸로 해 먹고살겠다'라는 생각을 못했다.
학창 시절에 내가 왜 공부를 그렇게 못했는지 대학 다닐 때는 뭘로 공부해서 직장을 구해야겠다든지 아니면 내가 하고 싶은 걸로 성공하고 싶다든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야 했는데 그 시절 나는 너무 맹탕이었다.
막말로 그냥 세상 물정 전혀 모르고 되는대로 막살았던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살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진짜 후회가 된다.
물론 그렇게 살자고 의도한건 아니어도 말이다.
다행인 건 늦게라도 내가 목표라는 걸 이루고 싶은 마음 가지게 된 데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화병을 얻어 심하게 고생 했을 때 한 가지 든 생각이 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포기하지 않고 매일 출근하는 것이다.
내가 많이 아파서 직장을 그만둔다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온갖 마음의 병의 후폭풍이 나를 괴롭혀도 지금까지 잘 버티며 지내온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아마 무직의 공포를 경험한 내게 직장이 없다는 건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 간절함의 끈을 잡고 온갖 마음의 병과 거기에 따라오는 육체적인 병이 내게 휘몰아쳐도 결코 다니고 있는 직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다 보니 어느새인가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한창 젊은 시절에 이런 생각이 들어었어야 했는데 난 이제야 이 문제에 대해 머리가 트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40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걸 시도했다.
수영도 배우고, 탁구도 배우고, 방통대에 편입도 하고, 영어 회화공부도 시작했고 책도 많이 잃고, 글도 쓰기 시작했고, 사람들 모임에 나가 어울리기도 시작했다.
이 모든 걸 시도한 자체가 사실 엄청난 것이다.
마음의 병을 앓아 온갖 후유증에 몸과 마음이 지친 가운데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제라도 좀 잘 살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지금까지 날 데리고 왔다.
내 정도 되면 사실 직장 생활도 포기하고 집안에 틀여 박혀 집 밖에 나오지 않는 무기력한 히키코모리가 되기에 딱 좋은 조건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목표를 세우고 실행을 해오면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문제는 이런 목표를 세워서 실행해 나가는데 필요한 것이 '꾸준함'인데 난 그게 잘 안되었다.
병 때문에 마음이 왔다 갔다 하고 약에 의해 몸이 늘어져서 며칠은 목표에 대한 노력을 하다가 며칠은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싫은 무기력함이 와서 실행이 쭉 이어지지 않아 진도가 아주 더디게 나갔다.
그렇게 한 몇년을 해보니 '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을 한 번 바꿔봐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미쳤다.
지금 내가 세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건 좋은데 내 능력과 내 몸 상태에 맞게 수정을 좀 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목표가 있는 사람한테는 주어진 하루가 짧을 것이다.
나 경우가 그렇다.
일단 직장에 나와 일은 해야 되고 퇴근 후에 운동을 가야 하고 혼자 사는 집에 집안일이 왜 이렇게나 많으며 그동안 세운 계획들을 추진하기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우선은 여태 세웠던 계획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내가 감당할 수 있었을 만큼 줄이고 줄이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전에 세웠었던 계획들이 하나같이 지금 다 당장 중요한 것 같이 보였다.
이걸 하려면 저것도 해야 하고 그것도 해야 하고 말이다.
그러나 과감하게 내게 주어진 하루에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작은 분량이지만 매일 꾸준히 실행할 수 있게 계획표에 손을 댄다.
살면서 나도 성공이란 걸 하고 싶다.
하지만 40대에 늦게 머리가 트여 뭔가를 이루기엔 글쎄.... 좀 무리이지 않나 싶기는 하다.
큰 사회적이나 경제적 성공은 몰라도 하루하루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꾸준히 할 수 있으면 그것 역시 내게 성공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겠다.
그렇다. 지금의 나의 성공이란 건 하루하루 생활루틴을 내 능력에 맞게 만들어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다.
그 작은 노력들이 하나하나 차곡 모여 후에 자그마한 보상이 오리라 진심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