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3. 귓가를 간지럽히는 유혹의 목소리

나는 탁구구력3년차입니다.

by 윤종혁

오늘은 퇴근 후 탁구 레슨이 있는 날이다.

근데 매번 운동 가는 시간 전까지는 가기가 싫어서 머릿속에 온갖 유혹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피곤하니 한번 빠져도 돼’ , ‘날이 너무 추우니까 그냥 집에 따뜻하게 누워있자’ , ‘어제 한잔 했으니 오늘은 쉬어야 해’ 등등.... 자신과 타협하기 바로 일보직전까지 간다.

하지만 자신과 이렇게 주고받고 싸우면서도 결국엔 운동하러 간다.

탁구장까지 몸을 들여놓기만 하면 그 뒤는 다 해결이 된다.

고수들이 치는 멋진 모습에 힘을 얻고, 레슨 받으면서 기술을 익히는 재미를 느끼며, 사람들과 랠리 하면서 땀 흘리다 보면 몸에 활력이 생기는 이 마법...

이 맛에 운동을 한다는 걸 알면서도 또 다음 날 운동 갈 때 되면 어김없이 가기 귀찮아서 늘 자신과 씨름한다.

그런데 그냥 퇴근하고 집에서 쉬면 참 편할 것이다.

하루 사무실에서 지내느라 나름 고생했으니 집에서 밥 맛있게 먹고 누워서 넷플릭스 보며 시간 보내면 굿이다.

하지만 내 체질상 그건 안되더라.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어서 하다못해 영어 단어 하나라도 외우고 자야 된다.

운동도 해보니까 가볍게 할 게 못 되는 것 같다.

차라리 시작을 안 하면 몰라도 말이다.

왜냐면 잘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냥 설렁설렁하려 해도 분위기상 그렇기는 어렵다.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지만 운동을 하는 그 자세가 그 사람을 보여 주는 것 같다.

계속하는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근성, 고수의 위치에 서보는 우월감, 상대방에 대한 예의, 인간관계 등등 말이다.

이래서 탁구를 시작한 이래로 오랫동안 죽 해온 사람들을 많이 접해 봤기에 잠깐 하다 그만 두면 되게 찜찜하고 인생에서 뭔가 실패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지금 50대 중년이 다돼서 탁구 구력이 2년 넘게 들었지만 시합에 나가서 우승 많이 하고 이런 거는 사실상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다만 꾸준히 오래가되 실력에 너무 신경 쓰진 말고 땀 흘리는 운동정도로 즐길 수 있으면 만족해야겠다.

솔직히 직장인으로서 종일 탁구에만 미칠 수만은 없고 또 나이도 어느 정도 먹은 중년이라 욕심 내다간 큰 탈이 나기 딱 좋다.

어쨌든 오늘 유난히 추운 날씨라 운동 가기 싫은 유혹을 뿌리치고 땀 흘리고 왔다.

그 활력 덕분에 오랜만에 이렇게 글도 올릴 기회도 생기고 좋다.

다들 스마트폰, OTT등에서 벗어나 운동을 해서 땀을 함 흘려 보길 권장한다.

운동이라 해서 꼭 돈 주고 다니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걷거나 몸을 계속 움직일 수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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