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를 배우면서 알게 된 것들.
탁구 운동을 시작한 지가 어언 3년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예전에 한창 세계 상위랭킹에 들었던 여자 수비수 김경아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너무 아름답고 멋지게 보여 나도 저런 플레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집 근처 조그만 동네 탁구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즈음에 운동은 헬스장에 다녔으나 너무 재미가 없었다.
무거운 기구를 혼자서 반복해서 들었다 놨다 하는데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사용법을 알기도 너무 어렵고 PT를 받자니 너무 비싸고 무엇보다 그곳 관장이 살갑게 회원들을 챙기고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포기하고 탁구로 바꾸었다.
요즘은 탁구라는 운동을 통해서 나 자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중년에 접어들 때쯤 운동 한 가지는 해야겠다 싶어서 수영도 오랜 시간 했고 헬스장도 다니고 지금까지 탁구를 다니고 있다 보니 깨달았다.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한 가지 시작하면 끝까지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다가 벽에 막히면 그걸 극복 못하고 다른 운동으로 바꾸고 했다.
수영 같은 경우도 그랬다
한 2년 이상을 열심히 다니고 배우긴 했는데 반에서 내가 제일 못했다.
운동 신경이 그리 나쁜 것도 아닌데 강습 따라가기가 왜 그리 힘이 들던지 항상 제일 뒤처져서 헤매곤 했다.
같은 반 다른 남녀노소등 회원들은 잘만 수업을 따라가고 하는데 말이다.
물론 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그냥 편하게 쭉 다니면 될 텐데 매번 수업에 뒤쳐지자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니 포기하고 이 운동 저 운동을 시작해 본다.
'헬스는 내게 맞지 않은 운동이야. 수영해서 멋진 접영을 해서 물살을 갈라보자'
'수영은 실력이 안늘어. 멋진 드라이브 날리는 탁구를 해보자'
하면서 하고 있는 수영을 접고 다음 운동은 멋지게 하는 모습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또 탁구장으로 옮겼다.
문제는 기술적인 부분을 향상하기도 어렵지만 퇴근 후에 운동을 하러 간다는 건 정말 귀찮고 힘든 일이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 몸이 녹초가 되어있다.
바로 운동하러 탁구장에 가야 되는데 귓가엔 ' 오늘 사무실일이 너무 힘들었어. 운동 가지 말고 그냥 집에서 푹 쉬자'라는 거부할 수 없는 내면의 유혹이 귓가를 간지럽힌다.
매번 운동하러 가기 전에 온갖 이유를 대는 유혹과 싸우느라 상당히 피곤하다.
신기한 건 운동 가기 전엔 이런 유혹들 때문에 상당히 고전하지만 일단 탁구장에 가기만 하면 운동을 하게 되고 땀도 많이 흘리고 레슨도 받고 사람들과 부딪히고 하면서 운동을 마칠 때는 몸에 상당한 활력이 돋는 마법을 경험한다.
이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나 보다 하고 느낀다.
운동하러 가기 전엔 가기 귀찮아서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자신과 매번 싸운다.
그동안 운동을 수영, 헬스, 탁구를 배우고 다니면서 내가 삶을 대하는 자세가 나오는 걸 느낀다.
그건 바로 뭔가를 하다가 벽에 막히면 쉽게 포기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운동해 온 날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자랑할 만한 실력을 갖춘 운동이 없다
그 예로 난 4년 전에는 동네 조그맣고 허름한 탁구장에서 운동을 배웠다.
거기서 한 2년 정도 하니 제법 운동 선배가 되었고 또 내가 잘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그곳의 관장님께 배우다 보니 더 이상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고 또 모임을 통해 탁구세계를 접해보니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내가 잘 치는 줄 알았는데 모임을 통해 나가니 내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자세도 엉망이고 다양한 실력을 갖춘 사람들이 엄청나게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랬던 경험을 했다.
그래서 좀 더 넓고 회원들이 많은 규모가 큰 탁구장으로 옮겼다.
확실히 달랐다. 모든 것이 말이다.
잘못된 내 탁구자세를 뜯어고치는 힘든 작업이 있었고 나랑 비슷한 레벨의 파트너 찾기도 어렵고 여러 고수선배들을 보면 압도되고 배울 것이 끝이 없는 것 같았다.
'이쯤 되니 슬슬 또 탁구는 내게 안 맞은 거 같아'라는 고질적인 유혹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런 때에 날 정신 차리게 하는 책의 문장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보도셰퍼가 쓴 "멘털의 연금술" 읽다가 발견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 지금 여기까지 과정을 잘 끌고 왔다면 버텨라. 일단 끝을 맛보면 정말 삶이 달라진다. P.23
늦은 나이에 탁구라는 어려운 운동을 시작했지만 이제라도 실력을 쌓아보려고 한다.
이 보더셰퍼의 말 " 버텨라 :라는 이 단어를 가슴 깊이 새기면서 말이다.
버티면서 하다 보면 어느새 나도 잘하는 때가 오리라는 확신을 믿어본다.
사람마다 다 자기만의 속도가 있음을 배웠다.
다 똑같을 수는 없다.
저 사람이 탁구 고수라 해도 그 사람만의 속도가 있어서 고수가 된 것이고 난 이제야 깨달아 본격적인 탁구를 시작하는 것이고 말이다.
이번 탁구를 통해서 어려움 벽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내 인생에서 나도 뭔가 하나를 잘하는 또 자랑할 수 있는 뭔가를 이루고 싶다.
그렇다고 막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지만 즐기면서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