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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하 Oct 16. 2023

영원한 작별은 없다.

[문학잡지] <샘터 2023년 10월호> - 작별 그 후

무슨 글이라도 좋으니 써보자고 다짐한 게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 똑같은 도서관 책상에 앉아 있다 보니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 도서관에 가는 풍경이 점차 달라지는 것을 보니 그제야 실감이 났다. 여름이 갔고, 가을이 왔구나. 매년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에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푸릇하던 나뭇가지들은 점차 색을 잃어갔고, 길바닥은 터진 은행자국들로 가득했다. 환영 인사도, 작별 인사도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여름이 떠나버렸다.


월간지 샘터의 2023년 10월호 제목은 <작별 그 후>다. 두 달 전 <여름휴가에서 생긴 일>을 읽고 첫 서평 활동을 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과 작별한지 두 달이 된 것이다. 여름의 기억은 추억 속으로 희미해지겠지만, 인생에 영원한 작별은 없다는 마음으로 아쉬운 마음을 감춘 채 반갑게 10월을 마주한다.


<월간샘터 2023년 10월호>


이번 호 주제에 맞게 책에 실린 내용들은 작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사랑하는 배우자를 떠나보낸 뒤 사별의 슬픔을 안마사의 따듯한 손길로 승화하는 84세의 할머니, 동창회에서 만난 후배를 세상에서 떠나보낸 뒤 그의 유품을 정리해 주는 대한민국 최초의 유품정리사, 명문대학의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복지사로 일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회사와 작별한 뒤 도배사의 길을 택한 30살 여성 도배사의 이야기까지. 모두가 계절을 떠나보내듯 스스로의 작별을 덤덤하게 써 내려갔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와 작별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원치 않는 작별에 눈물을 흘릴 것이며, 가끔은 갑작스러운 작별에 당황할 것이고, 누군가는 다가오는 작별을 준비할 것이다.


“Never Say Goodbye, 영원한 건 없기에 영원한 이별도 없는 거야”


가수 싸이의 노래 <Never Say Goodbye>에 나오는 가사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그렇다면 영원한 작별도 없지 않을까? 무언가를 떠나보낸다는 건 무척이나 슬픈 일이겠지만, 그 작별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으며 다가오는 만남을 기다린다. 다시 돌아올 여름을 기약하며, 다시 한번 반갑게 가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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