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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Oct 29. 2023

새로운 남성성 교육?

이매진으로 성평등 교육!

소년은 소년으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르친 대로 자란다.


이매진 IMAGINEInspiring Male Action on gender equality in europe(유럽의 성평등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남성 행동)의 약자예요.

2016년에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의 남성 NGO 단체가 모여 함께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2018년 6월에 드디어 IMAGINE Toolkit을 발간했죠.

한국에는 2022년에 처음 소개되었어요. (젠더교육플랫폼 효재 http://www.getp.or.kr)


이매진 툴킷의 첫 장에 "남성 폭력-남성의 문제"라고 쓰여있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려요.

왜냐하면 이 문장을 읽게 된 평범한 남성들이, 남성청소년들이 억울한 얼굴로 "왜 우리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해요?"라는 말을 할까 봐 걱정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매진 툴킷의 글은 이렇게 또 부연해요. 크고 진한 글씨로요.


명백하게도, 여성에 대한 폭력은 남성의 문제이자 남성성의 문제이다.
Violence against girls and women is clearly a men's issue, and a masculinity issue.


남성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기 전, 아니 교실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남학생들의 저항을 마주하기 전 나는 페미니즘은 여성들과 잘 만나고, 그들을 튼튼한 시민으로 성장시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페미니즘을 가르치고, 전하는 사람으로 살았죠. 그런데 메리 울스턴 크래프트 선생님이 1700년대 말에 여성의 권리에 대해 저술하신 이후 여성의 삶은 아주 아주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듯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강력범죄의 피해자 중 89%는 여성인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에는 'N번방 사건'과 같은 성착취 사건들이 한국 사회에 충격을 주는 일도 있었어요. 나는 고민에 빠졌죠. '여성들만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장시키면 되는 걸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어요.

교실에서 만나게 되는 소년들, 일상에서 늘 함께 살아가는 남성들과 평화로운 공존을 상상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진정한 남성 해방을 위해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남성들이 많아지는 것도 꿈꾸게 되었죠.

그러려면 소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성평등 교육이 있어야 하는데? 고민하게 되었죠. 재미있고, 신나고, 즐거운 수업인데 배움도 있는 그런 툴이 어디 없을까? 하던 차에 이매진을 만나게 된 거예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그래서 이매진 연수를 받고, 내 교실에, 내 수업에 적용하고 소년들과 함께하는 성평등 수업이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주변의 교강사 선생님들에게 이매진 자랑을 열심히 하고, 나도 또 연수를 하러 다니게 되고요. 이매진을 알게 된 선생님들은 또 즐겁고 신나게 이 툴을 현장에 적용하시고요.

이매진은 남성의 문제이자 남성성의 문제인 '폭력'을 대하는 남성의 위치와 역할을 새롭게 제안해요. '잠재적 가해자'가 아닌 '변화를 원하는 동료 시민'으로요. 저한테는 그게 가장 기쁜 지점이었어요.

이매진을 나누면서 나는 다시 소년들을 깊이 사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매진, 궁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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