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회원들과 비폭력대화를 나눴어요.
벨 훅스는 가부장제가 남성에게 가하는 가장 폭력적인 일이 남성들을 감정 불능자로 만드는 일이라고 했어요.
전적으로 동의해요.
'남자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우는 거야!' '남자는 씩씩해야지' 이런 남성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메시지들이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잘 표현하는 남성들을 남자답지 못한 사람으로 여기게 하죠.
그렇게 남성들을 무감각해지게 만들고 무감한 상태를 요구해요.
그게 참 속상하고 슬프더라고요.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해 본 적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공감한다? 불가능한 일이죠.
저는 남성들에게 성평등을 얘기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잘 돌(아)보게하는 비폭력대화를 먼저 알려주고 익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가부장제가 남성들에게 가하는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그 구조를 바꿔나가는데 힘을 보탤 테니까요.
남성들의 감정불능 상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벨 훅스도, 책 <남성해방>을 쓴 네덜란드의 옌스 판 트리흐트도 같은 얘기를 했어요. 가부장제가 존재하는 모든 문화권에서 벌어지는 아주 오래된 일이라고요.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남성 단체가 있었어요.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이죠.
페이스북에 처음 그룹이 만들어질 때부터 조용히 응원하던 차였죠.
온라인 공간에서만 보던 남함페 분들을 옌스 판 트리흐트씨가 서울에 왔을 때 함께 만나게 되었어요.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요!
반가운 마음에 '제가 비폭력대화를 나누고 싶어요!'라고 제안을 했지 뭐예요. :-)
남함페의 이한님이 좋아하며 추진해 보자 하여 이뤄진 비폭력대화 워크숍!
열 분 정도의 회원들이 함께 했어요. (그분들 중에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회원들도 계셨어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여는 프로그램으로 이매진의 3분 인터뷰, 약속만들기, 닮은꼴 찾기를 진행했어요.
약간은 서먹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회기애애해 졌어요.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예시를 살펴보면서 비폭력대화의 네 단계를 소개했어요.
3인 중재 모델을 활용해서 중재자-당사자 1-당사자 2가 되어 역할극도 해보고요.
그리고 그로그 카드(감정, 욕구 단어 카드)를 활용해 공감 연습을 했어요.
나의 얘기에 3,4명이 깊이 공감해 주는 경험, 얼마나 따뜻했을까요.
그리고 혼자서도 공감할 수 있도록 저널 쓰기를 소개했어요.
이렇게 진행하니 3시간이 훌쩍 지났어요!
남겨주신 피드백에 긍정적인 말들이 가득이라 다시 한번 이매진과 비폭력대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짧은 3시간이었지만 참여하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더 많은 남성들(과 여성들)이 비폭력대화를 만나 자기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를 바라요.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