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정리를 시작했다.
거의 30년을 끌어안고 살던 내 흔적들과 이별했다.
잡동사니를 정리하며,
외면하고 왜곡했던 내 기억과 추억들을 꺼내 다시 예쁘게 정리했다.
편지들을 하나씩 읽으며 행복했던 시절은 미소로, 아팠던 시절은 다독임으로,
그렇게 마음속에 간직하고,
쌓여 있던 사진들을 보면서 이젠 아무 의미 없는 사진속의 사람들과는 이별을,
늘 기억하고 사랑해야하는 사람들은 깨끗하고 정갈한 새 사진첩속에 정리해 넣었다.
그렇게 그간 나 스스로 만들었던 미운 감정들과 작별하고,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던 과거의 어두운 시절들과도 이별했다.
얻은 것은, 우울하기만 했던 시절들이 그닥 그렇지도 않았다는 사실과
치유할 수 없는 상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아직 정리가 말끔하게 된 것은 아니다.
과거는 대충 정리했고 이젠 미래를 위해 정리해야 한다.
잡동사니 정리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
캐런 킹스턴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그래서 언젠가는 가뿐한 호텔 객실같은 방으로 만들고싶다.
운 좋게 하룻밤 묵었던 특급호텔
2005.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