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단식일기
2021년부터 매년 1월이면 하는 의례 '단식'이 시작되었다.
1월 2일 전단식 1일 차.
점심은 밥과 된장국, 그리고 오래 둘 수 없는 잔반들…
밥은 평소 먹던 양의 3/5, 채소와 두부가 들어간 맑은 된장국을 먹는다.
평소 먹던 것과 다르다면, 간식이 효소 희석액과 죽염이라는 것과 먹는 양을 점점 줄여간다는 것?
저녁은 밥 2/5, 채소와 두부를 넣은 된장국, 씻은 묵은지.
전단식은 평소 먹던 양에서 줄이고, 채식으로만 유지하는 과정이다. 공복감이 심하다면 효소 희석액을 조금씩 마시고, 물과 차(카페인 없고 찬 성질이 아닌 차)를 수시로 마신다.
평소 소식하거나, 채식하던 사람은 어렵지 않게 전단식 단계를 할 수 있다. 간식으로 죽염(알갱이로 된)을 하루 대여서 알 먹는데, 그게 또 그렇게 맛있다. 구운 계란맛이랄까?
단식을 끝내면 미각이 극도로 예민해지는데 그게 또 기쁨이다. 익숙했던 음식의 몰랐던 맛을 새삼스레 알아가는 과정도 반갑고 신나고.
또 하나는 음식을 차차 줄여가면서는 '아 이렇게 곡기를 끊고 죽음을 맞아도 되겠구나.'싶어서 안심이 된다. 스스로 존엄하게 죽음을 초대하는 연습을 하는 것.
매년 하는 단식, 이렇게 아름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