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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Jul 24. 2024

매일 한 줄 쓰기 5주 차 1

#19일차


오늘 내가 한 일.

신났던 일정들.

(성평등) 교육현장의 저항을 비폭력대화 프로세스로 다루는 것에 대한 강의를 한 것.

이른 아침부터 한 강의였는데 기운이 나고 마음이 충만해졌다.

오후에서 성소수자들의 공감대화모임인 <무지개공감카페> 진행.

이동도 많고 (서울 안에서) 소요시간도 길어서 피곤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더라.

비폭력대화랑 관련된 일들이라 그런가 보다.

나한테 페미니즘이 산소라면, 비폭력대화는 쌍화차다. 아니 온천이고, 안마의자다.

아이 좋아~


#일단쓴다

#페미니즘과비폭력대화간증의날들


#20일차

김민기 선생님의 부고를 들었다.

가슴 한켠이 무너졌다.

이제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구나.

이제는 그 웃음을 볼 수 없구나.

언제나 거기 계실 것만 같았는데 아니구나.


나의 페미니스트 리트머스지가 작동하지 않았던 사람.

나이 어리고 여자인 사람을 그저 경험이 다른 사람으로 대했던 사람.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그저 오롯이 자신의 경험으로 나눴던 사람.


함께 밥 먹고, 술 마시고, 얘기 나누고, 웃었던 그 시간이 그저 선물로 남았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이땅의아이들을잘돌볼게요


#21일차


김민기 선생님을 추모하고 싶어 악보를 찾아 노래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노래를 하려면 피아노가 있어야는데, 정기적인 조율이 필요한 피아노는 몇 년 전에 업자한테 팔았다.

피아노가 필요하다.

몇 년 동안 장바구니에 넣어만 놓았던 전자피아노를 결제해야 하려나.

명색이 2집 가수인데…

피아노를 주문하려면 피아노 놓을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내 방의 동쪽 벽을 비우고 그 자리에 피아노를 놓아야 하는데 그 벽에는 책꽂이 세 개가 있다. 그 책꽂이 세 개를 정리하고 자리를 마련하려면 책을 분류하고 치워야 한다. 버리기도 하고 팔기도 하고, 잘 싸서 창고에 보관하기도 하고.

그걸 다 해야만 피아노를 주문할 수 있고, 피아노가 있어야만 노래를 부르며 추모할 수 있는데… 그럼 나는 추모를 위해 책 정리부터 해야겠네. RIP 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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