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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Apr 07. 2023

남양주 오남호수공원

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7월의 산책코스

오늘은 금요일.  

며칠 줄기차게 비가 내리더니 오랜만에 날씨가 좋다. 어제는 하루 종일 세찬 장맛비가 내려 목은산회 모임을  하지 못했다. 오늘 모처럼 맑은 날씨 놓칠까 봐 오전부터 집을 나선다.  


며칠 전 한 선배가 알려준 오남호수 공원 둘레길을  찾아가려고 한다.  

오남호수 공원은 처음 듣는 지명인데 전철 4호선이 연장되면서 종점이 된 진접역  부근이다. 궁금해서 오남호수 공원을 찾아 길 찾기를 보니 종점 전역 오남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겠다.  전철역에서 내려서 직접 걸어갈 수 있으면 좋은데 그건 어려운 것 같다.  

우선 오남역까지 어떻게 가나?  충무로역에서 4 호선 타면 제일 빠르고 간단하다.  하지만  난 지하철  타는 걸 좋아하지 않고 버스 타는 걸 선호한다.  약속 시간에 맞추어 가려면 할 수 없이 지하철을 타지만 시간 여유가 있다면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고 다니며 서울 구경을 한다.  우선 수유역까지 버스로 간다.  가는 도중에 동대문도 지나가고 혜화동, 미아리고개도 오랜만에 지난다.  이곳을 지나면서 이 근처 사는 친구들도 생각하고..  미아리 수유리를 지나갈 때에는 어릴 적 겨울이면 이 부근까지 와서 얼어있는 논밭에서  스케이트 타던 생각도 난다.  대학시절 학과 소풍 갔던 우이동계곡도 지나고… 상전벽해가 아니라 이젠 주변이 완전히 빌딩숲으로 변해있어 예전의 논밭은 기억도 안 난다.  


수유역에서 갈아 탄 지하철은 얼마 가지 않아 지상으로 달리면서 멀리 도봉산이 보인다.  도봉산의 늠름한 자태는 변함이 없다.  4호선의 기존 종점인 당고개에서 오남역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  터널이 불암산 밑으로 지나가나 보다.  터널이 꽤 길다.  드디어 오남역에 도착.  3번 출구에서 나오니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여기서 오남호수공원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10 분쯤 오남천을 따라 마을을 지나간다.  세찬 개천물소리가 버스 안에서도 들린다.  오남호수 공원이란 정류장에서 내렸으나 호수는 여기서 20분쯤 걸어가야 있다고 한다.  

마침 점심시간도 지나고 해서 근처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는다.  

점심 후 동네 옆길로  계곡을 향해 계속 올라가니 저 위에 제방이 보이고 그 위에 호수가 있단다. 제방 끝에 올라서니 길게 펼쳐진 넓은 호수물 위에 먼산과 흰 뭉게구름이 비쳐서 뜻밖의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난다.  먼산은  천마산일까?  이 호수는 원래 농업용수를 위한 저수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저수지 둘레에 데크길을 만들고 산책로도 만들어서 아주 걷기 좋은 길이 되었다. 호수 둘레길만  걷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  

도중에 호수가 보이는  전망 좋은 숲 속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고 물가를 계속 걸었다.  

산책로 옆으로 산골짜기에서 이골물  저골물 내려오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산책로는 팔현계곡으로 이어지지만 오늘은 계곡까지 들어가지 않고 마침 그 지점에 놓인 다리를 건너 반환점으로 삼고 호수  건너편으로 간다.  계곡 위쪽으로는 어디로 가는  고가도로를 건설하려는 건지 높은기둥들이 서있고 공사 중으로 어수선하다.  고가도로가 지나간다면 이곳의 조망이 어찌 될지 좀 염려된다.  이쪽 호숫가에는 호텔도 이미 여럿 있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다.  호수 건너편으로 좀 전에 들렸던 카페가 숲 속에 숨어있다.  호숫물은 제방의 수문을 통해 오남천으로 내려가는데 지난 며칠 동안의 장맛비로 물이 불어서 콸콸  물 내려가는 소리와 그 속도가 엄청나다.  개천을 내려다보며 찻길 따라 내려가니 호수공원 입구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다시 오남역에서 시원한 전철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운동도 하고 피서도 했다고 스스로 흡족해한다.


2022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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