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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Apr 12. 2023

관악산 공원

산책 디자이너 라니씨가 추천하는 7월의 산책코스

최근에 지하철 신림선이 새로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의도 샛강부터 서울대 교문 앞까지 왕래한다.  서울대 교문 앞에서 오르는 관악산 계곡은 원래 유명한 곳이지만 지하철역에서 접근이 쉽지 않아 이제까지 찾지 않았던 곳이다.  그런데 신림선 종점이 관악산역이 되어 곧장 계곡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오늘의 산책 답사 코스는 관악산 공원으로 정했다.

버스노선을 찾아보니 집에서 관악산역까지 버스 두 번만 타면 갈 수 있고 노들섬에서 갈아타는데 버스연결도 좋다.  

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한강대교를 건너 상도터널을 지나 봉천사거리를 지난다. 이 도로 양편에도 고층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서울의 옛 길모습을 지워버렸다. 서울대 앞에서 버스를 내리니 점심때가 되어 점심을 해결해야겠다. 공원 안에는 편의점도 없는 것 같고 근처에 식당도 보이지 않는다. 공원  초입  골목 안에서 편의점을 찾아 들어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김밥이나 도시락 칸은 텅텅 비어 있다. 겨우 덮밥 몇 가지만 남아있다. 그중 한 가지를 골라서 커피 한잔과 계산한 뒤 창가 자리에 앉았다.  옆자리에서 젊은 여성 하나가 뭔가 부스럭부스럭 봉지를 뜯는다. '아!  요새 젊은이들은 이렇게 점심을 해결하는구나' 생각했다. 옆에 전자레인지도 있고 뜨거운 물도 있으니… 편의점 정말 편리하구나!


밥을 먹는 도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밖을 보니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것이 보이고 건너편  건물 입구에는 비를 피해 사람들이 서있고 어떤 사람이 편의점으로 급히 들어와 우산을 사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빗줄기가 더 세지면 걷기 불편한데 어쩌지?  집으로 돌아가나? 생각하며 어쨌든 공원 입구까지 만이라도 가보자고 일주문쪽으로 걸었다.  

관악산 공원이라는 현판이 걸린 일주문을 지나 조금 걷다 보니 다행히 비가 그친다.  관악산 호수공원 표지판을 따라  걸었다.  서서히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오래된 숲길이  비에 젖어 아주 운치가 있다.  맞은편에서는 비를 맞고 쫄딱  젖은 등산객들이 꽤 많이 내려오고 있다.  비 오는 평일임에도 사람이 꽤 많다!  

숲길에 빠져 감탄하면서 계속 걷는데 왼쪽으로 콸콸거리는 계곡물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쪽에는 넓은 개울이 보이고 계곡물이 세차게 흘러내린다.

와!  시내에 이런 시원한 계곡이 있었는데 이제 와보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계곡의 넓은 웅덩이 쪽에는 물놀이장이라고 표지판이 있지만 아직 개장하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는 야외 식물원,  장미정원까지 있다.  그리고 호수공원.  호수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아담한 정자와 다리가 곁들여 있어 아기자기한 풍경을 자아낸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오르면 관악산이나 삼성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호수공원 정자 앞에서  발길을 돌린다.  


오늘도 마음에 드는 산책길을 발견했다고 기뻐하며 다음에는 친구들하고 함께 와야겠다고 흐뭇해하며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관악산 공원 가는 지하철역 개통했다고 좋아하면서 왜 본인은 버스를 타고 갔냐고?  누차 말하지만 나는 버스 타고 서울구경 다니기를 좋아한다.  지하철역 개통을 반기는 이유는 서울 도처 먼 곳에서 오는 친구들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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