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단식 2일 차
오늘로 (허용된 음료와 마그밀을 제외한 모든 것. 소금 포함) 먹지 않은지 이틀이 된다.
신기하게도 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먹지 않아서 가볍고 자유롭다.
아침에 눈을 뜨면 (사실 서민희 씨의 자동급식기 소리 때문에 깬다.) 제일 먼저 애기씨들 조찬을 올린다. 그러고 나서는 잠깐 다시 누워 나만의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대개는 피크민들을 돌보고 나서 웹툰을 본다. … 쩝)
보통은 아침을 먹지 않지만 본단식 때는 아침을 챙겨 먹어야 한다. 아침은 마그밀 2-3알과 효소희석액이다. 먹을 때를 놓치면 오한이 들고,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혼자만의 시간을 적당히 즐길걸…
얼른(천천히 움직이며) 일어나 조심조심 아침 루틴을 한다. 오일풀링, 몸무게재기, 소금으로 이 닦기, 냉온욕, 물통들과 컵 닦기, 온수에 마그밀 먹기, 잠깐 앉아서 쉬기, 효소물 마시기, 아침 일기 쓰기. (단식이 끝나도 지켜졌으면 하는 루틴들.) 효소물이 들어가니 겨우 떨림이 멈춘다. 휴 살았다.
어젯밤부터는 비워내기 시작이다. 단식 첫해에는 마그밀이 낯설어 꽤나 고생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 소식이 와서 매일 숙제로 해야 하는 산책도 어려웠다. 오죽하면 현관 앞, 건물 바로 앞을 오가는 걸로 때워야 했을까. 신기하게도 올해는 조절!! 이 가능하다. 오잉? 웬일인가 싶다. 몸이 마그밀에 적응했나? 화장실과 관련해서는 마음이 편안하다. 예년과는 달리 눕거나 종일 자거나 하는 일도 별로 없다. 상당히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 (물론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줌바는 결석했지만. 그리고 여전히 방귀는 조심해야 한다!)
효소희석액은 이렇게 만든다. 한살림에서 산야초 효소를 산다. 물병에 100g을 계량하고 40도 물 500ml에 희석한다. 그 희석액을 마실 때마다 85도 정수 120ml와 동량 섞어 마신다. 그러면 조금 덜 달다. 그래도 새콤달콤 맛있다. 효소도 설탕으로 만들어지는 거라 당이 걱정되긴 하지만 단식 때는 괜찮다니 뭐 일단 걱정은 접어둔다.
벌써 내일이 단식 마지막 날이다! 야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