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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May 20. 2023

느릿느릿 살아내며 활동하는 사람 (3)

박사과정에서의 고군분투는 나에게 두 가지를 선물했다.


하나는 두 번째 음반이다. (논문대신 음반 한 장…)

문화연구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나의 페미니즘은 여전히 1집에 머물고 있을 것이었다. 문화연구 방법론 중 질적연구는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것과 잘 듣는 것, 그러므로 그이들의 맥락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페미니스트인 나의 진보와 성장은 이로 인한 것이다.


또 하나는 계몽을 목적으로 하는 페미니즘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는 페미니즘을 고민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것을 교육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교육자, 혹은 교육기획자로서의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대학을 졸업하고 나의 첫 직업은(4대 보험을 받았던) 유치원 선생이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탓에 내 이름으로 된 미술학원을 등록(유치원 원장이 그렇게 시켰다)할 수 있었고, 그 학원에서 유치원생들을 가르쳤다. 미술을 가르친 것은 그때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주로 노래선생이었다.


박사과정 중 나는 대안학교의 인문학 수업을 맡게 되었다. 담당 교사는 나에게 적당한 강사를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그에게 나를 추천했다. (용기가 필요했고, 자신감도 필요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청소년들에게 강의식 수업을 하게 되었다.


벌써 10년 전 일이다.


그때부터 청소년 대상 인문학, 페미니즘, 인권, 동물권, 소수자 감수성 교육, 성교육을 해왔다.


그런데 문제는 재미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즐겁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페미니즘 교육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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