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공감클럽
7월 1일 오늘은 서울에서 퀴어퍼레이드가 있는 날이었죠?
몇 년 전부터 저는 함께 하지 못하고 있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두려움과 불안, 공포 때문이에요.
2001년 두 번째 퀴어문화축제에 처음으로 참여한 이후, 공연자로, 프로그래머로, 일반 참여자로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퀴어문화축제와 퍼레이드에 참여했어요.
이 자긍심 축제는 나에게 명절이자, 고향이었죠.
그러던 어느 해인가, 비는 하늘이 뚫린 듯 내리고, 비 때문인지 몸이 무척 무겁고 몸만큼 마음도 무거웠던 날 친구들과 축제에 참여하려고 시청 앞 역 계단을 올랐죠.
사람은 많았고, 시청광장은 보호펜스로 막혀있었어요.
출구를 잘못 찾은 탓인지 광장 안으로 들어가려니 펜스와 반대시위를 하는 이들 사이를 지나가야만 했죠.
괴로운 순간이었어요.
반대시위를 하는 이들은 내 귀에 대고 혐오의 말들을 쏟아냈어요. 나도 질세라 욕지거리를 했죠.
내 마음은 황폐해졌어요. 숨은 가빠오고, 분노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아마 그때였던 것 같아요. 다시는 이 자긍심의 축제에는 오지 못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 말이에요.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숨쉬기가 힘들어져요.
나에게도 자긍심 축제가 필요해요. 절실히.
그런데 그렇게 반대자들과 혐오자들과 대적하는데 내 귀한 에너지와 마음의 열정을 쓰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궁리했어요. 어떻게 하면 나를 위한 작은 자긍심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를요.
공감클럽, 무지개 공감클럽을 열려고 해요!
자긍심으로 온몸을 적실 수 있는 그런 축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