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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Jul 16. 2023

[무지개 공감클럽] 첫 모임

첫 모임은 언제나 두근두근

올해 서울에서 진행되는 NVC 중재과정에 참여하는 성소수자 세 명이 [무지개 공감클럽]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금요일 저녁 만났습니다.


사실 비폭력대화 배움의 과정 중에 배움의 동료 전체에게 커밍아웃하는 성소수자는 나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 나보다 먼저 커밍아웃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 비폭력 대화의 커뮤니티 안에서 성소수자라고 드러내고 그 주제로 얘기하는 것 모두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다리던 첫 모임이었습니다.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 장소에서 만났습니다. 메뉴는 마라탕. 모임 인원 세 명중 두 명이 채식인이라 채식 옵션이 가능한 곳으로 선택했죠. 마라탕, 마라샹궈, 마라반 세 메뉴를 주문해 얘기하며, 음미하며, 천천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반가운 모임이기는 했지만 살짝 긴장되고 조금 서먹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곧 조리될 재료를 고르면서 요리를 기다리면서 식탁에 나온 음식을 먹으면서, 마라의 강렬한 자극에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세 사람의 맵기 1.5단계 반응이란...) 정신이 팔리면서 조금씩 편안해졌습니다.


서로의 일상 얘기, NVC를 접하게 된 얘기, [무지개 공감클럽]에 대한 반응과 기대 등에 대해 얘기 나누었어요. 커밍아웃에 대해서 얘기하게 되었죠. NVC가 각자의 커밍아웃을 도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커밍아웃을 준비하는 것과 비폭력 대화를 익히는 것 정말 좋은 콜라보라는데 모두 적극적으로 동의했죠.


자녀의 커밍아웃을 듣는 부모의 입장과 마음에 대해서도 얘기했어요. [무지개 공감클럽]이 활동을 하며 성소수자의 치유와 회복을 돕고, 더 나아가서는 그들의 부모에게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했죠.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셨어요. 미리 준비한 여러 질문을 공유하며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어요. 예상했던 시간보다 카페가 일찍 문을 닫아 황급히 자리를 옮겨야 했어요.


[무지개 공감클럽]의 실체를 정리하는 것은 조금은 막연한 일이었어요. 브레인스토밍 끝에 다음과 같이 정리했죠.

1) [무지개 공감클럽]은 비폭력 대화를 공부하는 우리 셋의 모임으로 한다.

2) [무지개 공감클럽]에서 성소수자의 자긍심 고취와 내적 성장, 치유와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안한다.

3) [무지개 공감클럽]의 이름으로 언젠가는 퀴어문화축제에도 참여하고, 부스도 열고, 굿즈도 만들자!


정리하니 막연했던 모임의 운영과 방향이 명료해지면서 홀가분한 마음과 기대하는 마음이 가득해졌어요. 추진해 가는 동력을 만들기 위해 다음 모임의 일정을 잡고 그때까지 준비할 것도 얘기했죠.

헤어질 때는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따뜻한 포옹을 나눴어요.


다음 모임도 기대되어요. 벌써 깊이 사랑하게 되었네요! [무지개 공감클럽] 멤버들, 천천히, 평화롭게, 풍요롭게, 자유롭게, 다정하고 따뜻하게 오래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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